출처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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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적자에도 車보험 가입자 유지 위해 인력 충원

김민국 기자(조선비즈)
입력 2025.04.09 10:54

DB손보, ‘고객 이탈방지’ 車보험 마케터 채용
현대해상, ‘최고 대우’ 보험금 산정 담당 신입사원 채용
당국 압박에 보험료 인상 어려워…가입자 확대 최선

서해안고속도로에 몰려있는 차량들의 모습. /뉴스1

자동차보험이 4년 만에 적자전환했지만, 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가 올해 자동차보험 인력채용에 나섰다. 자동차보험 경쟁이 심화되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은 가입자 수가 많아야 손해율이 안정되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상품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달 28일까지 자동차 대인사고 소액건에 대한 유선 합의와 보험금 산정·지급에 관해 고객에게 안내할 직원을 모집했다. 당시 현대해상은 급여 항목에 ‘손해보험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표기하며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DB손해보험은 오는 13일까지 자동차보험 온라인 마케터 경력 직원 채용을 진행한다. 채용될 직원은 판매 채널별로 적합한 자동차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중소형 보험사도 인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올해 6월까지 자동차보험 CX(소비자경험)팀에서 보험 할인할증 요율심사와 배서심사를 담당할 직원을 채용한다. 할인할증은 운전자의 사고 이력 등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할인해 주거나 늘리는 업무를, 배서심사는 기존 보험 계약 변경 시 이를 심사하고 승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6일까지 자동차 보험업무를 맡을 직원을 채용했다. 채용된 직원은 자동차보험 마감·재보험 업무와 가입 심사, 계약 관리 등을 담당하게 된다.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마케팅 등 인력 채용에 나선 이유는 가입자 확보를 위해서다. 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손해율이 안정되는 특성이 있다.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라도 적자 폭이 천문학적이지 않다면 가입자 수를 지키는 것이 유리하다.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적자폭 축소를 위해서라도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입장이다.
자동차보험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품이다. 손해율이 올라도 보험료를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보험이라 가입자 수가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수가 많은 만큼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 추이와도 직결된다. 보험료를 인상하면 서민에게 부담이 된다는 비판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기에, 금융 당국은 꾸준히 손해보험사에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을 가한다. 결국 손해보험사들은 가입자를 늘려 보험료 수입 기반을 강화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보험사에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는 20조6641억원이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토대로 채권 등 자산운용으로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보험손익은 97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자동차보험 투자부문에서 5988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총손익은 5891억원을 기록, 흑자를 기록했던 전년 총손익(5539억원)보다 6.3% 늘어났다. 자동차보험 총손익은 투자 수익에 힘입어 2021년 3981억원, 2022년 4780억원에 이어 꾸준히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금리 인하로 인해 보험사들이 매입한 채권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투자 손익도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금융 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입자 확대에 집중하기 위해 관련 인력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