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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ID
TXJOQ4EZ75BTJEF3CEBSPJ2PCM

지하철서 비실비실 웃던 남성, 손엔 코카인…런던 발칵 뒤집은 마약 사건

김자아 기자
입력 2025.04.08 09:33
영국 런던의 한 지하철에서 마약을 흡입하는 남성./레딧

영국 런던의 지하철에서 마약을 흡입하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 모습을 목격한 승객이 당국에 신고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에서 대중교통 안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8일 영국 LBC,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한 남성이 런던 지하철 객실 좌석에 앉아 크랙 코카인을 피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이 촬영된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주말 출근길 지하철에서 맞은편에 지저분한 남성이 앉아 있었다. 주변 승객들이 그를 피해 일어나는 걸 보고 그가 노숙자이고, 불쾌한 냄새가 나서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 그의 행동이 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술에 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순간 그가 크랙에 불을 붙이려는 모습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그는 주위 시선을 의식하는 듯 주변을 둘러봤지만 초점이 없어 보였다. 멍한 표정으로 멍청한 미소를 지은 채 끊임없이 지하철 바닥에 가래와 침을 뱉었다”며 “그가 들고 있던 크랙은 대부분 타버린 상태였지만 지독한 냄새가 나서 그가 불을 붙이려는 것이 크랙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했다.
영국 형사법에 따르면 크랙 코카인은 A급(Class A) 불법 마약으로 지정돼 있다. 이는 코카인을 고체화시켜 흡연하는 형태로, 가공하지 않은 코카인보다 훨씬 더 강력한 쾌감을 얻을 수 있어 중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네티즌은 지하철을 내린 뒤 런던 교통국(TFL) 직원에게 해당 사건을 알렸으나, TFL 측으로부터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TFL 측은 이미 문제의 남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한 직원은 “그 크랙 중독자에 대한 신고가 1~3일에 한 번씩 접수된다. 직원들이 모두 그의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고 네티즌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2016년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취임한 이후 런던의 대중교통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런던 지하철 범죄율은 2016년 초 100만 건 이용당 9건에서 작년 3월 기준 21건 이상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국의 대중교통 범죄 대응이 부실하다는 지적과 함께 칸 시장이 승객의 안전을 위해 대중교통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이디 알렉산더 교통부 장관도 7일 지하철에서 크랙을 피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히며 지하철 내 범죄를 키운 책임을 칸 시장에게 돌렸다.
이런 가운데 칸 시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지하에서든 지상에서든 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며 “법을 어기는 모습을 목격하면 영국 교통 경찰과 TFL 등에 알려야 하며, 신고가 들어오면 마땅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