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4.02 10:40
육·해·공 방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가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무인기(무인항공기) 체계 사업에 진출한다. 최근 AI(인공지능) 성능을 강화한 무인기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래 방산 기술에 선제적으로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일 글로벌 무인기 전문 기업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그레이 이글(GE)-STOL’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UAV로 불리는 무인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는 감시, 정찰, 폭격 등 군사 목적으로 주로 쓰인다. 1t 넘는 장비나 무기를 탑재할 수도 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프로펠러 여러 개로 비행하는 민간 드론과 크기, 용도 차이가 있다.
GA-ASI는 MQ-1 프레데터, MQ-9 리퍼 등 고성능 무인기 개발·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영국, 일본, 호주 등에 무인기를 공급하고 있는 회사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무인기 기획·설계·개발부터 체계종합·생산·운용·판매까지 전 주기에 걸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작년 8월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GA-ASI 본사를 찾아 사업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GE-STOL’은 이착륙 거리가 최대 수백 미터로 짧기 때문에 단거리 활주로, 비행갑판을 갖춘 대형 함정 및 활주로가 없는 야지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무인기에 탑재 가능한 중량은 1.6t에 달해 장비에 따라 정찰,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양사는 2027년 초도 비행을 목표로 미국·중동·아시아·유럽 등 글로벌 사업을 추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 체계 및 엔진 개발, 시설 구축 등에 7500억원 이상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중 3000억원을 무인기 관련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STOL 개발·생산을 위해 국내에 연구개발(R&D) 및 생산 인프라를 조성한다. 관련 인력 확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 업체들을 발굴해 K무인기 산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도 크다. GA-ASI는 현재 자사 제품을 운용 중인 국가들의 수요를 조사한 결과 향후 10년간 GE-STOL 600대 이상의 구매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단순 구매만 포함해 15조원 규모의 수출 물량에 해당한다.
김동관 부회장은 “무인기 역량 확보는 자주국방과 K방산의 미래 먹거리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첨단 방산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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