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4.02 10:15
사고 원인 규명·재발방지 대책 요구하며 규탄 시위
지난달 29일 프로야구 NC 홈 구장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 추락 사고로 20대 여성 관중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자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10구단 여성 팬들이 2일 창원시와 KBO를 규탄하는 트럭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관중의 생명과 안전이 흥행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며 사고 책임을 규명하고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10구단 여성팬 일동은 2일 NC파크 사망사고 관련 주체인 창원시와 KBO를 대상으로 트럭 시위를 개시한 사실을 알리며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팬 일동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강남구 KBO 본사와 잠실 야구장, 창원에서는 창원시청 및 창원시설공단에서 트럭 시위를 개시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수원KT위즈파크 인근에서도 트럭 시위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KBO와 창원시, 창원시설 공단이 NC파크 사망 사고 발생 이후에도 경기 강행과 무대응,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경기 도중에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사고 내용이 제대로 관중에게 안내되지 않고 경기가 강행된 것도 규탄하며 “당시 현장에는 허구연 KBO 총재가 있었지만, 별도의 안내나 설명 없이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관중의 생명과 안전은 흥행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고 이후 확실한 안전 조치 없이 무관중 경기를 강행하려 한 것도 안일한 조치였다고 비판했다. 여성 팬 일동은 “리그 진행을 즉각 중단하고 사고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 소재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리그 전체 구장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안전 관리 규정과 안전 매뉴얼을 마련하라고도 요구했다.
NC파크 사고의 또 다른 주체인 창원시에 대해서도 여성팬 일동은 “책임 회피를 멈추고 NC파크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과 사고 수습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번 사고 이후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창원시와 NC파크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창원시설공단의 무책임한 대처를 비판하는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NC파크는 NC 구단이 운영권을 갖고 있지만 소유권은 창원시가 갖고 있다.
시와 공단은 사고 이후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또 사고 발생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 NC 구단이 시설공단 측에 긴급 안전 진단을 요청했지만 도리어 공단이 “NC 구단에서 자체 진단해서 결과를 통보하라”고 회신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NC는 시설 공단이 긴급 점검을 거부한 탓에 급히 사설 점검 업체를 고용해 지난 1일부터 경기장 내외에 있는 외부 구조물을 위주로 긴급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공단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사고 발생 3일 뒤인 지난 1일 창원시설공단은 “사망자에 애도를 표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창원시설공단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NC와 계약에 따르면 공단은 NC파크 주요 구조부만 개·보수하며 일상적 유지·관리 운영은 NC가 맡고 있다”며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 책임 면피에만 급급하다는 야구 팬들의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지는 양상이다.
10구단 여성 팬 일동은 KBO와 창원시가 명확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시위와 항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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