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3.31 15:31
31일 정주주총회, 상정된 안건 모두 승인
이사·감사 보수한도 늘리고 임원 중임
“배당 증액보다는 상장으로 주주가치 제고...우회상장 없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주주총회에서 임원 보수 한도를 늘리고 대부업 진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빗썸은 31일 오전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요 안건은 현재 빗썸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정아 부사장, 주주사 비덴트 측 임정근, 고두민 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사업목적에 ‘대부업 및 대부 중개업’을 추가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하는 것 등이다. 또한 기존 50억원이었던 이사 보수 한도를 200억원으로 4배 증액, 감사 보수한도는 현행 5억에서 10억원으로 2배 증액하는 안건이 함께 상정됐으며 모두 통과됐다.
빗썸은 보수 한도 증액에 대해 가상자산시장 호황에 따라 빗썸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보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의 이사 및 감사의 보수한도는 각각 200억원, 5억원이다.
가상자산업계의 역대급 실적에도 주주가치를 높이는 배당 증액 안건은 없었다. 지난 28일 업비트의 주주총회에서는 보통주 1주당 8777원을 배당하는 안건이 승인됐는데, 1년 전 주당 2937원보다 3배가량 늘어난 역대급 배당액이다. 이날 빗썸 주주총회에서 나온 배당 질문에 대해서는 배당보다는 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업목적에 추가한 대부업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재 빗썸이 제공하고 있는 가격 예측 서비스 ‘렌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렌딩은 투자자가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담보로 동일한 가상자산을 빌려 자산의 상승과 하락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상품 성격만 보면 레버리지를 끌어 투자하는 자본시장법상 장외파생상품이나,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규제가 명확하지 않아 상품이나 판매자에 대해 금융 당국이 규제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
렌딩은 가상자산을 대여해주는 제휴업체 블록투리얼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블록투리얼은 대부업과 자산운용업 자격만 갖췄을 뿐 금융위원회로부터 가상자산 사업자 지위를 보유한 곳이 아니다. 금융위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 사업자 지위를 가지고 있는 곳에 한정해서 거래할 것으로 권고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빗썸이 대부업을 시작하면 기존의 가상자산 대여뿐만 아니라 원화도 대여해주고 이를 가상자산에 투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협력 업체에만 맡겨뒀던 자산 대여에 대한 자격도 확보할 수 있다. 이날 빗썸은 대부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이유에 대해 ‘현재 시장 변동상황과 더불어 금융업과 함께 일하며 대응할 수 있는 준비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빗썸의 렌딩 서비스는 현재 가이드라인의 한계로 명확하게 규제하기 어려운 애매한 상태인 것이 맞다”며 “이 때문에 당국도 해당 서비스에 대해 과도한 홍보를 하지 않도록 빗썸 측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부업 관련해서도 렌딩과 연결될 것 같아 확인해 봤으나 당장은 시작할 계획이 없다고 했고,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빗썸은 주주총회에서 올해 상장(IPO) 계획도 밝혔다. 빗썸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오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해외(나스닥) 상장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빗썸 창업주 이정훈 전 의장이 1100억원대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다시 우회 상장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우회상장은 없을 것으로 선을 그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