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북단체 탄압" 국제사회 비판에… 통일부 "유엔 등과 협의할 사안 아니다"

조선일보
입력 2020.08.03 03:07

"국내법 적법한 조치" 강행 시사… 野 "자국민 탄압, 북한과 같아"

통일부가 북한의 협박 이후 탈북·북한인권 단체들에 제재를 가하는 문제와 관련해 "유엔(UN) 등 국제사회와 협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반(反)민주적 처사'라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우려와는 상관없이 탈북·북한인권 단체들에 대한 압박을 강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야당은 "외부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자국민 인권 탄압을 자행하는 모습은 북한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통일부는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최근 두 단체(자유북한운동연합·큰샘)에 대한 법인 설립 허가 취소나 사무 검사는 국내법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적법한 조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인권탄압 등) 관련 사항을 문의해 오는 경우 정부의 입장을 충실히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통일부는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한 탈북민 단체 두 곳의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한 데 이어 법인 등록된 탈북·북한인권 단체 25곳에 대해 사무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비영리 민간단체 64곳에 대해 등록 요건 점검에 나섰다. 1998년 이후 통일부의 사무 검사를 받은 단체는 4곳에 불과하다. 통일부는 일련의 조치들이 '적법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민법상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관련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설립 허가 취소에 나섰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접경 지역 주민들의 위험을 초래하는 등 공익(公益) 침해가 심대하다"며 "법인의 설립 목적과 허가 조건 등에 위배된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쓰레기(탈북자)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는 북한 김여정의 '하명(下命)'에 따른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달 30일 통일부와의 화상 면담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대북 인권 단체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때까지 모든 진행 중인 조치를 중단하도록 권고한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은 "다음 번에 북한 김여정이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시키라'고 요구한다면 과연 우리 정부가 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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