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기업의 '미실현 이익'까지 법으로 보상

조선일보
입력 2020.08.03 03:06

與, 北관련법 18건 오늘 또 폭주

더불어민주당이 3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등 남북 협력 법안 18건은 2일 현재 법안소위원회 회부·의결 등 기본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은 특정 접경 지역에 '평화 경제 특구'를 설치해 지원하고, 남북 경협 기업의 미실현 기대 이익까지 '손실'로 간주해 세금으로 보상해주는 법안도 통과시킬 방침으로 전해졌다. 외통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176석의 힘을 바탕으로 각종 위헌·위법 논란이 있는 법안까지 밀어붙이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북 전단 살포 금지와 관련, 김홍걸·김승남·윤후덕 의원이 각각 발의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하나로 합친 대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지성호 의원이 이날 입수해 공개한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외통위 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들은 "(대북 전단 규제는) 사전 검열로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도 2015년 1월 대북 전단을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고 했다.

민주당이 3일 외통위에 상정할 주요 법안들 정리 표
/조선일보

민주당은 대북 전단 살포를 제재하기 위해 남북협력법상 '교역 물품'에 대북 전단과 보조기억매체(USB) 등을 새로 포함하고, '반출·반입 승인 물품'에 풍선 기구, 드론, 초경량 비행 장치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USB는 교역용이 아닌 데다, 풍선을 비행기구라고 보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통위 전문위원은 "남북교류협력법상 그것들이 교역 및 반출·반입 물품에 포함될 수 있는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통합당 지성호 의원은 "현 정권이 들어선 뒤인 2018년 통일부조차 '남북교류협력법상 대북 전단 규제가 불가능하다'고 해석했다"며 "지난 6월 김여정이 '쓰레기'라며 탈북자들을 지목하자 민주당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또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앞으로는 남북합의서 체결 과정을 '헌법 절차'로 격상, 논란 소지 자체를 아예 없앤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남북관계발전법을 개정, 대통령이 체결하는 남북합의서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체결·비준 절차라고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에도 명시되지 않은 남북합의서 체결·비준 절차를 법률에 규정하는 것은 법 체계 역행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한 북한을 정식 국가가 아닌 불법점유단체로 보는 헌법 해석과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외통위 전문위원도 "법 체계상 조화롭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통과시키려는 각종 대북 사업 법안에 대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주 의원은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을 통해 남북경협 기업들이 사업을 정상적으로 영위했다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에 대해서도 정부 예산으로 직접 보상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경제협력사업보험을 통해 투자 자산과 유동 자산의 손실에 대해서만 보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은 "재정 부담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 박정 의원이 발의한 '평화경제특구법' 등은 경기도 파주와 동두천, 연천 등 접경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지원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남북 협력 사업 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남북협력기금의 용도 항목에 새로 포함하는 내용의 기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현재도 지자체 사업을 기금에서 일부 보전해주는데 무분별한 예산 사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성호 의원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북 협력 사업은 국민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사안인데도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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