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인국공… 분노한 시민들 빗속 시위

입력 2020.08.03 03:00

서울 도심서 집회 잇따라

1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비판하는 우중(雨中) 시위가 잇달아 열렸다. 여의도에서는 부동산 증세(增稅)에 반대하는 시위가, 청계천에서는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시위가 각각 열렸다. 두 시위의 주제는 달랐지만 '이게 공정(公正)이냐'는 주장이 똑같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도로에 2000명(이하 주최 측 추산)이 모여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전 국민 조세 저항' 시위를 열었다. 경찰은 이날 집계한 시위 인원을 밝히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사유재산 강탈정부! 민주 없는 독재정부!" "임차인만 국민이냐, 임대인도 국민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는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등 온라인 카페 3곳이 주도했으며, 지난달 18일 1차(1000명 참석), 25일 2차(5000명 참석)에 이은 세 번째 시위였다.

종이비행기 날리며 “인천공항 지키자” - 1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에 참가한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원들과 시민 등 1500여명이 일제히 종이비행기를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이들은 종이비행기에 인천공항을 지키자는 뜻을 담았다고 했다.
종이비행기 날리며 “인천공항 지키자” - 1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에 참가한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원들과 시민 등 1500여명이 일제히 종이비행기를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이들은 종이비행기에 인천공항을 지키자는 뜻을 담았다고 했다. /조인원 기자

대림동 구모(57)씨는 "남편과 33년 자영업을 하면서 명품백 사지 않고, 애들 데리고 놀이동산도 가지 않으며 지독하게 근검절약해 돈을 모았다" "자영업이란 게 시간과 영혼을 돈과 바꾸는 일"이라며 "그렇게 모은 돈으로 노후엔 좀 편해지고 싶어 빌라를 몇 채 샀다. 법에 따라 등록하고 세금도 다 냈다"고 했다. "그런데 '시세교란 세력'이라며 세금을 올려 전세 보증금이 총 1억4000만원인 빌라에 종부세 1200만원이 나온다"며 "세금이란 이름으로 재산을 몰수하는 것"이라며 울먹였다. "열심히 돈 모아 집 산 사람이 그러지 않은 사람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게 공정이냐"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다.

규탄 발언은 2시간여 만에 끝났다. 이후 참가자들은 "너희들은 불로소득, 국민은 근로소득!" "총선을 소급하자, 국민투표 다시 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한 뒤 해산했다.

같은 날 오후 7시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 앞 청계천변에서는 인천공항공사 노조가 신고한 집회가 열렸다. 집회명은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 참가자들은 "정규직화 정책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6월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공사 직접 고용' 형태로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회사 방문일'(2017년 5월 12일)을 정규직 전환 기준일로 정하고, 그날까지 근무한 비정규직은 간단한 심사만 거치면 공사에 직고용되는 특혜를 줘 논란을 빚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800명이 참가해 청계천로 100여m를 메웠는데, 이 중 1000명가량은 취업준비생 등 비(非)노조원이었다. 직원 주모(27)씨는 "2018년 하반기에 250대1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는데, 이번 사태를 보며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참가자 가운데는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20·30대 취업준비생도 많았다. 대학생 황모(20)씨는 "인국공의 직고용은 노력도 하지 않은 사람들을 '프리 패스'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영민 청년과미래 대표는 "노력하는 자보다 운 좋은 자가 결과를 독식한다면 우리 청년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참가자들은 스마트폰 불빛을 켜고 민트색 종이비행기를 동시에 하늘로 날렸다. 민트색은 인천공항공사의 로고 색상이다. 주최 측은 "공정을 되찾고 인천공항을 지키자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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