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팔아 1200억 첫 상환… 두산타워도 협상 막바지

입력 2020.08.03 03:00

두산重, 3조 자구안 이행에 청신호

경영난으로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에서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하던 자산을 팔아 빚을 갚아나가기 시작했다.

두산중공업은 2일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으로부터 받은 골프장(클럽모우CC) 매각 대금으로 채권단 차입금을 일부 상환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골프장 매각 대금 1850억원 중 회원권 입회보증금 반환 비용 등을 제외한 1200억원 정도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의 빚 상환은 채권단에서 긴급운영자금을 지원받기 시작한 지난 3월 말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첫 상환을 시작으로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골프장 외에도 오랜 골칫거리였던 두산건설을 비롯해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 다른 자산들도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어 두산그룹이 마련했던 3조원의 자구안 이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두산은 현재 여러 건의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두산은 마스턴투자운용과 그룹 사옥인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매각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고, 전자·바이오소재 사업체 두산솔루스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협상 중이다. 시장에서는 각각 수천억원대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구안에 포함됐지만, 채권단마저도 매각 가능성을 낮게 봤던 두산건설 역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서 이르면 올 하반기에 거래가 완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의 부실자산만 남기고 나머지를 매각하는 방식을 취했다. 두산 측은 벤처캐피털(VC) 자회사인 네오플럭스도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유압기기를 생산하는 모트롤BG(사업부문)는 모건스탠리PE,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공동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공동 우선협상대상자라는 형식은 M&A 과정에서 흔히 쓰이진 않는 방식이지만, 그만큼 두산그룹이 자구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방산업체로 분류되는 모트롤BG를 외국계 자본에 넘긴다는 것에 대한 국내 여론과 노조의 거부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사모펀드인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며 "1~2주 내에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두산그룹 핵심 자회사 중 한 곳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최근 투자의향서를 배포했으며, 9월 중 본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매각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매각이 연내에 순조롭게 마무리가 되면 올해 하반기 중 두산그룹은 3조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의 자구안 이행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른 자산매각도 두산 측 계획대로 진행되면 조기 정상화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9월까지 두산그룹이 외부 컨설팅기관의 검증을 통해 사업부 구조 개편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 부분도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