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버프' 허경민, FA 앞두고 이러다 4할 찍겠네

입력 2020.08.02 08:17

KBO리그서 가장 수비가 뛰어난
3루수로 꼽히는 두산 허경민,
올 시즌엔 타격까지 터지며 타율 1위
내년 FA 앞두고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

1일 NC전에서 안타를 치는 허경민.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1일 NC전에서 안타를 치는 허경민.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두산 허경민(30)이 ‘분유 버프’를 제대로 받고 있다. ‘분유 버프’란 갓 아이를 얻은 선수가 분유 값을 벌기 위해 미친 듯이 활약한다는 말이다. 허경민은 지난달 11일 출산 휴가를 얻어 엔트리에서 빠졌다. 물론 그때도 이미 타율 0.361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아이가 태어난 뒤 허경민의 방망이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아빠가 된 허경민은 50타수 24안타로 타율 0.480을 기록했다. 7월 11일 이후 14경기 중 9경기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두 개 이상)’를 쳤다.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올라선 모습이다.

손가락 부상으로 6월엔 8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허경민은 최근 규정 타석을 채우며 멜 로하스 주니어(KT)를 제치고 타격 1위로 올라섰다. 지난 31일 4타수 3안타를 치며 0.390으로 타율 선두가 됐다. 1일 SK전에서 로하스가 4타수 2안타로 타율을 0.389까지 다시 끌어올렸지만 같은 날 허경민도 NC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치면서 0.390을 유지, 타격 1위를 지켰다.

허경민은 올 시즌 54경기를 뛰고 4홈런 30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 추세라면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도 기대할 수 있다. 허경민의 시즌 최다 홈런은 2018시즌의 10개, 최다 타점은 2016시즌의 81타점이다.

허경민은 원래 공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광주 제일고 시절 1990년생 동갑내기들인 안치홍(서울고·현 롯데), 김상수(경북고·현 삼성), 오지환(경기고·현 LG)과 함께 ‘4대 유격수’로 불렸던 그는 이 넷 중 가장 수비가 좋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프로 입단 후엔 2015시즌부터 두산의 주전 3루수를 꿰차며 지금은 KBO리그에서 가장 수비가 좋은 3루수로 꼽힌다.

1일 NC전에서도 허경민은 눈부신 수비를 선보였다. 8-6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말 NC 강진성의 빠른 강습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낸 그는 빙글 몸을 돌린 뒤 앉은 채로 1루로 송구해 귀중한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멋진 ‘앉아쏴’ 호수비였다. 그런 그가 올 시즌엔 방망이까지 불이 붙은 것이다.

허경민은 내년 FA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 선수 중 하나다. / 연합뉴스
허경민은 내년 FA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 선수 중 하나다. / 연합뉴스

두산 팬들은 허경민의 활약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허경민은 올 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두산은 허경민 뿐만 아니라 오재일·정수빈·김재호·최주환·유희관 등 주축 선수를 포함한 9명이 예비 FA다. 최근 모기업 상황이 어려워 구단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두산 팬들도 내년 많은 선수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벌써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허경민이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몸값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FA를 앞둔 선수가 ‘분유 버프’까지 받았다면 따로 동기 부여가 필요 없다. 없던 힘도 솟아날 판이다. 코로나 사태로 사상 유례없이 FA 시장이 얼어붙을 전망이지만,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3루수에 눈독을 들일 구단은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우승을 원하는 팀이라면 허경민의 ‘가을 야구’ 활약에 더욱 끌릴 것이다. 허경민은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474를 기록하는 등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23개) 기록을 세웠고,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75, 5타점으로 활약하며 두산의 2연패(連覇)에 앞장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75로 우승에 힘을 보탰다.

허경민은 올해도 두산의 우승을 향해 달린다. 올 시즌엔 김재호가 부상으로 빠질 때 유격수로 나서 그 공백을 무리 없이 메우고 있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은 그만큼 몸값을 오르게 한다.

허경민은 이에 대해 “몸값을 올리기 위해 유격수로 나서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라며 “두산에서 뛰면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들은 지금 제 타격이 예전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실 것”이라며 “그래도 타격 능력 향상은 영원한 숙제다. 팬들은 여전히 허경민이란 선수에 대해 타격보다는 수비 기대치가 높다. 은퇴하는 그날까지 타격에서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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