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한국 정부, 성추행 혐의 외교관 뉴질랜드로 보내야" 거듭 주장

입력 2020.08.01 19:18 | 수정 2020.08.01 19:22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 /AP 연합뉴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 /AP 연합뉴스

뉴질랜드 정부가 한국 정부는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에 대한 뉴질랜드 경찰의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연일 밝혔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은 1일 스리텔레비전 뉴스허브 프로그램에서 “한국 정부는 그에게 외교관 면책특권을 포기하게 하고 뉴질랜드로 그를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피터스 부총리는 “우리는 줄곧 양국 외교부 최고위급에서 이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다”면서 “혐의를 받는 범죄는 한국에서 일어난 범죄가 아니라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범죄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생각하는 대로 정말 결백하다면 이곳으로 돌아와 이곳의 사법절차를 따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는 외교관 면책특권이라는 걸 가지고 있고 그것이 세계 어디에서나 보호막이 될 수 있지만 이런 사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오른쪽)와 통화하는 문재인 대통령. /AP 연합뉴스
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오른쪽)와 통화하는 문재인 대통령. /AP 연합뉴스

뉴질랜드 외무부는 지난달 30일에도 한국 정부가 이 사건에 대해 협조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에 실망을 표했다. 뉴질랜드 외무부는 “뉴질랜드 정부는 한국 정부가 이 사건과 관련한 뉴질랜드 경찰의 앞선 요청에 협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을 표현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뉴질랜드의 입장은 모든 외교관이 주재국의 법률을 준수하고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외신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 외교관 A씨는 2017년말 주뉴질랜드 대사관에 근무할 당시 대사관에서 일하는 뉴질랜드 국적의 남자 직원을 3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A씨는 뉴질랜드 경찰 조사를 받기 전인 2018년 귀국해 외교부 자체 조사만 받고 감봉 1개월의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다. 이후 A 외교관은 아시아 주요국의 총영사로 발령나 현재도 근무 중이다.

뉴질랜드 법원은 지난 2월 A씨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해 한국 외교부에 협조 요청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외교관의 특권 및 면제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면서 이를 거부했다. 이 같은 사실은 외교부가 알리지 않고 있다가 지난 4월 뉴질랜드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내에도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후 국내외 언론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의혹을 보도하고 정부의 대응 태도를 지속적으로 지적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8일 한·뉴질랜드 정상 통화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성추행 문제를 거론하는 ‘초유의 외교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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