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들어오는 화폐 2주간 격리"

조선일보
입력 2020.08.01 03:00

경기도 안산에 사는 엄모씨는 부의금으로 받은 지폐에 혹시라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까 봐 세탁기에 돈을 넣고 돌렸다가 낭패를 봤다. 세탁기를 열어보니 수천만원어치 지폐는 처참하게 찢기고 상당 부분은 녹아 없어진 상태였다. 조각돈을 쓸어담아 황급히 한국은행으로 달려갔지만 심하게 훼손된 돈은 교환받을 수가 없었다. 반액만 인정받은 5만원짜리 등을 포함해 엄씨가 교환받은 것은 총 2292만5000원. 1000만원 넘는 돈을 잃었다.

세탁기에 돌렸다가 훼손된 화폐 더미.
코로나 묻었을까봐, 3000만원을 세탁기 돌렸다가 아뿔싸 - 코로나 바이러스를 소독하겠다며 세탁기나 전자레인지에 지폐를 넣고 돌리는 사고가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폐기된 화폐가 3억4570만장(2조6923억원)에 달했다. 사진은 세탁기에 돌렸다가 훼손된 화폐 더미. /한국은행
인천에 사는 김모씨도 코로나 예방을 위해 보관 중이던 지폐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그만 돈이 상당 부분 타버리는 사고를 당했다. 역시나 한은에 교환 신청을 했지만, 전량 교환받지는 못했다. 그가 건진 돈은 524만5000원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폐기한 손상 화폐가 3억4570만장으로, 1년 전 같은 때보다 50만장(0.1%) 늘었다고 31일 밝혔다. 액수로 따지면 2조6923억원어치다. 지폐는 3억3040만장(2조6896억원)이 버려졌다. 만원권이 2억2660만장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00원권(8560만장), 5000원권(1260만장), 5만원권(550만장) 순이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를 이유로 '셀프 살균소독'을 하다가 돈이 훼손된 경우가 왕왕 있었다.

한은은 지폐가 원래 면적의 4분의 3 이상 남아있으면 모두 새 돈으로 바꿔준다. 남은 면적이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절반만, 5분의 2 미만이면 바꿔주지 않는다. 동전은 모양을 알아볼 수 있다면 전액 교환해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혹시라도 지폐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어 전파되는 일이 없도록 각 금융기관에서 한은으로 들어오는 화폐를 2주간 금고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손상된 지폐를 골라내고 새로 포장하는 정사(整査)기를 통과할 때 섭씨 150도 고열에 2~3초가량 노출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사멸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