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문제삼는 '우편 투표'… 30년간 문제된 건 0.00006%

입력 2020.08.01 03:00

투표 조작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우편 투표 신청량 급증하면 배송 지연돼 무효표 쏟아질 가능성

미국 우편 투표 비율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 연기를 거론하면서 문제 삼은 '우편 투표'는 각 주(州) 선관위가 등록된 유권자들에게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보내고 기표된 용지도 우편으로 받아 집계하는 것이다. 해외 파병이나 장애 등의 이유로 투표장에 직접 나와 투표하기 어려운 이들이 우편으로 투표하는 게 부재자 투표인데, 우편 투표는 누구나 신청하면 가능하도록 이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미국에서 지난 3~4월 코로나로 주(州)별 대선 경선이 줄줄이 파행되자, '11월 본선에선 우편 투표를 확대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현재 34주가 우편 투표를 신청하기만 하면 허용하고, 6주는 모든 유권자에게 투표지를 일괄 배송키로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77%에 달하는 1억8000만명 이상이 우편 투표를 이용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2016년 대선에서 우편 투표를 이용한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24%에 달했다.

트럼프는 "우편 투표는 중간에 탈취·조작되고 외국이 위조 투표용지를 뿌릴 수 있다"는 음모론을 주장한다. 그러나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미국의 모든 선거에서 나온 우편 투표 범죄는 206건으로, 전체 우편 투표수의 0.00006%에 불과했다. 위조 불가능한 특수 용지와 고유 바코드가 찍힌 봉투를 사용하고, 유권자 본인과 증인 서명까지 받아 선거인 명부상 서명과 철저히 대조한다.

다만 미국이 대규모 우편 투표를 동시에 치를 행정 역량이 되느냐는 우려는 있다. 지난 4월 위스콘신주의 양당 대선 경선에 우편으로 접수된 투표 중 10%인 2만3100여표가 서명 불일치·배송 지연 등으로 집계되지 못했다.

트럼프가 우편 투표를 문제 삼는 배경에는 '우편 투표가 공화당에 불리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표를 편하게 하면 투표율이 올라가고,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후보에 유리하다는 통념 때문이다. 미국에선 소수인종·저소득층·젊은 층 투표율이 낮은데, 우편 투표로 야당 지지세가 강한 이들의 투표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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