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손길… 그녀들은 '진짜 예스'라고 했는가

조선일보
입력 2020.08.01 05:00

'예스 민즈 예스'
예스 민즈 예스|재클린 프리드먼·제시카 발렌티 엮음|송예슬 옮김|아르테|392쪽|2만2000원

"'강간'이란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말한다. 동의란 '예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 '예스'라고 말하는 것! 내 경험에 비춰 말하자면, 오늘날 대부분의 강간 위기 센터가 이 정의를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 단체들이 하는 예방 교육은 '예스'보다 '노'를 말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라는 말은 물론 유용하지만 불완전하다."

미국 페미니스트 리 제이컵스 리그스의 말이다. 우리는 성폭력 사건을 다룰 때 피해자의 거부 의사를 존중하는 '노 민즈 노(No Means No)' 원칙에 익숙하지만, 1990년 미국 안티오크 칼리지는 캠퍼스 내 성폭력 사건의 판결 기준으로 '예스 민즈 예스(Yes Means Yes)' 원칙을 처음 도입했다.

상대가 '노'라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예스'라고 분명히 말했는지를 '성적 동의'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 원칙은 모든 스킨십 전에 상대에게 명확한 '성적 동의'를 구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성폭력 사건의 흔한 결과물인 '피해자 탓하기'의 악습을 극복할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미국의 '성적 동의' 담론을 주도하며 '예스 민즈 예스' 원칙 도입에 기여한 페미니스트 스물일곱 명의 글을 엮었다.

미국에서는 2008년 출간돼 뜨겁게 주목받았고, 페미니즘 필독서로 여겨지는 책이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n번방 사건 등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에 지금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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