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단독 무산소 등정한 산악인, 두려움과 맞서며 '나'를 찾다

조선일보
입력 2020.08.01 05:00

'에베레스트 솔로'
에베레스트 솔로|라인홀트 메스너 지음|김희상 옮김|리리 퍼블리셔|360쪽|1만8000원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정복한 인류 최초의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는 단지 기록만을 위해 산에 오르지는 않는다. 그는 일부러 가장 어려운 방식을 골라 정상 정복에 나선다. 메스너는 히말라야를 두 번 무산소로 등정했다. 1978년 5월 첫 무산소 등정은 동료와 함께했다. 인간은 산소 공급 장치 없이 해발 7500m 이상 고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통념을 이 등정으로 깼다. 2년 뒤엔 혼자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이 책은 그 도전에 대한 기록이다.

메스너는 히말라야 단독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뒤 이렇게 말했다. "죽음의 지대에서 돌아오는 일은 개인에게 일체의 이득이나 쓸모를 넘어선 피안의 의미를 일깨운다. (…) 이 체험이 나를 재탄생시켰다."

메스너는 일부러 두려움을 찾아다닌다. "두려움보다 나 자신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서"라고 했다. 두려움을 느낄 때 사람들은 대개 두 주먹을 쥔다. 메스너는 그 반대다. "산에서 주먹을 쥐면 에너지를 더 쓰기 때문에 손을 펼쳐야 한다. 일체의 잡념을 놓아버리고 평온한 마음을 갖는 동시에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행동해야 한다." 홀로 산에 오를 때 찾아오는 고독은 동행의 가치를 곱씹게 한다. "누군가 함께 걸어준다면,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격려할 수 있을 텐데."

산에 오르는 동안 시선은 안으로 향하고 산은 거울이 되어 마음을 비춘다. '한없이 겸허한 내면 고백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산처럼 높은 난관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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