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핫바지 아니다" 공동후보지 꿈 이룬 날, 의성군민 뿔난 이유는?

입력 2020.07.31 18:05 | 수정 2020.07.31 18:19

의성군민 1500명, 차량 1000대 몰고 대규모 집회
"인센티브 군위에 몰려...신공항 알맹이 없다"
경북도, 의성 위해 1조원 규모 지원 검토 중

“승자라고 참아왔지만 의성군민은 핫바지가 아닙니다!”

31일 오후 경북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의성군민들로 구성된 의성군통합신공항유치위원회 관계자 약 1500명이 집회를 열고 있다./이승규 기자
31일 오후 경북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의성군민들로 구성된 의성군통합신공항유치위원회 관계자 약 1500명이 집회를 열고 있다./이승규 기자

김지형 경북 의성군 신평면 회장이 외치자 환호와 박수 소리가 운동장을 가득채웠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신공항) 이전 관련해 국방부 등 관계 기관과 지자체가 군위군에만 혜택을 몰아줬다는 비판이었다. 지난 1월 신공항 주민투표에서 의성군이 지지했던 공동후보지(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는 합산 결과 최고 점수를 받았지만 군위군이 6개월여간 공동후보지에 대한 유치 신청을 미루면서 이전부지 선정이 무산될 뻔 했다.

31일 오후 2시 경북 의성군 의성종합운동장에 의성군민 약 1500여명이 모였다. 신공항 주민투표가 있었던 지난 1월 전후로 줄곧 공동후보지인 의성군 비안면을 지지해온 의성군통합신공항유치위원회(유치위)가 ‘통합신공항 시설 배치안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군민들이 몰고 온 1t 트럭과 승용차 약 1000대가 운동장 내 트랙과 외부 주차장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원래 유치위 측은 이날 공동후보지 무산에 대비해 국방부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0일 김영만 군위군수가 조건부로 공동후보지 유치에 합의하면서 집회 내용을 변경했다. 이들은 국방부·대구시·경북도가 군위군에 제안한 군 영외관사·민항 터미널 설치 등 인센티브가 특정 지자체에 편중됐다고 규탄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선정 관련, 경북 군위군에 집중된 시설배치에 반발하는 의성 주민들의 집회가 31일 오후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다./뉴시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선정 관련, 경북 군위군에 집중된 시설배치에 반발하는 의성 주민들의 집회가 31일 오후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다./뉴시스

유치위는 지난 30일 군위군의 막판 합의를 통해 공동후보지 유치에 성공한 점을 자축하면서 집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공동후보지 유치가 최우선 목표가 되는 과정에서 의성군에게 불리한 공동합의문이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김지형 회장은 “우리 의성은 (주민투표)승자라는 이유로 군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 참아왔다”면서 “인센티브를 모두 군위군이 가져가겠다는 합의문을 우리 군민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군민들은 “옳소!”라고 호응하며 박수를 쳤다.

지난 30일 김영만 군위군수가 받아들인 공동합의문에는 민항터미널, 군 영외관사, 대구경북 공무원연수시설 등 지원 시설 대부분이 군위군에 설치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합의문에서 규정된 의성군에 대한 혜택은 330만㎡(약 100만평) 규모의 공항신도시를 조성한다는 내용 뿐이다. 이마저도 군위군 역시 받는 혜택이다.

지난 30일 경북 군위군청에서 김영만 군위군수(가운데)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관련해 군위군에 주어지는 인센티브 내용이 담긴 공동합의문을 낭독하고 있다./경북도
지난 30일 경북 군위군청에서 김영만 군위군수(가운데)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관련해 군위군에 주어지는 인센티브 내용이 담긴 공동합의문을 낭독하고 있다./경북도

의성군은 지난 30일 그간 염원하던 공동후보지 유치에 군위군이 합의했음에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의성군은 공동후보지 유치는 환영하지만 인센티브 편중에 대해선 선뜻 동의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날 집회에서 의성군의회에서 통합신공항 특별위원장을 맡은 지무진 의원은 “우리는 투표에서 승리하고도 기쁨을 누리지 못한채 참아왔다”면서 “의성군의원들은 의성군이 빠진채 만들어진 공동합의서에 승복하지 못한다”고 했다. 경북도의회 소속 의성군 선거구 의원 2명 역시 지난 30일 공동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지난 1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김주수 의성군수(가운데)와 의성군민들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 주민투표에서 1위 결과를 확인한 뒤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1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김주수 의성군수(가운데)와 의성군민들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 주민투표에서 1위 결과를 확인한 뒤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경북도는 그간 혜택 논의에서 배제된 의성군을 달래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먼저 공항신도시 외에 별도로 1조원을 투입해 330만㎡ 규모의 관광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의성군이 숙원해온 국책사업인 한국농수산대학 동부권 대학 유치, 농업데이터센터 설립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금부터는 그간 공동후보지 유치를 위해 협력해준 의성군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시점”이라면서 “최선을 다해 경북이 성공적인 신공항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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