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던 발레… 관능을 품다

조선일보
입력 2020.07.31 05:02

국립발레단 올해 첫 서울 공연

피아졸라의 관능적 탱고 리듬 위로 무용수의 몸이 마치 악기가 된 듯 꿈틀댄다. 시와 소설 속 문학적 심상들은 격정적 춤으로 변해 무대를 채운다.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은 저 넘치는 '끼'를 그동안 도대체 어떻게 감춰온 걸까.

국립발레단이 8월 1~2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히스토리 오브 KNB 무브먼트 시리즈' 공연을 올린다. 코로나 사태 악화 뒤 국립발레단 공연은 온라인 스트리밍이나 영상 콘텐츠뿐이었다. 이번이 지난 3월 이후 첫 관객과의 직접 대면 공연이다. 'KNB 무브먼트 시리즈'는 강수진 예술감독이 단원들의 안무 재능을 발견하고 새 레퍼토리도 발굴하기 위해 2015년부터 5년간 진행하며 공들여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다. 이 무대를 통해 단원 19명이 창작 안무작 35편을 발표했다.

무용수의 숨 가쁜 움직임이 갈망과 두려움, 좌절과 몸부림 같은 마음속 풍경을 무대 위로 길어올린다. 이상의 시(詩)에서 영감을 얻은 국립발레단원 박나리 안무작 ‘오감도’.
무용수의 숨 가쁜 움직임이 갈망과 두려움, 좌절과 몸부림 같은 마음속 풍경을 무대 위로 길어올린다. 이상의 시(詩)에서 영감을 얻은 국립발레단원 박나리 안무작 ‘오감도’. /국립발레단

그중 무용수 7명의 안무작이 이번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5년 발표된 강효형의 '요동치다'는 2017년 그를 세계 무용계 최고상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안무가 부문 후보에 올려놓았던 작품. 밀고 당기는 변칙적 타악 리듬에 맞춘 여자 무용수 7명의 강렬한 춤사위가 인상 깊다.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 박슬기의 'Quartet of the Soul'은 아르헨티나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 특유의 고독한 격정을 담았고, 송정빈은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 1악장 알레그로의 경쾌한 선율에 실은 '아마데우스 콘체르토'로 관객과 만난다. 이상의 시(詩) '오감도'의 고독한 광기를 내레이션과 몸짓으로 함께 담아내는 박나리의 '오감도', 손원평 작가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소설 속 차가운 세계를 섬세하게 무대 위에 펼쳐놓는 김나연의 '아몬드'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말로부터 에너지 넘치는 춤을 뽑아낸 신승원의 'Go Your Own Way', 가야금 연주자 주보라의 연주·가창과 함께 흩날리는 봄날 꽃잎처럼 아련한 여운을 남기는 이영철의 '계절; 봄'도 함께 공연된다. sac.or.kr (02)580-1300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