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 급등한 황제주가 순식간에 불개미 지옥으로, 왜?

입력 2020.07.27 11:09 | 수정 2020.07.27 12:20

대한민국 개미들의 서민 탈출구로 급부상했던 신풍제약이 27일 장중에 17% 넘게 급락하면서 8만6000원선에 거래 중이다. 개미들이 일제히 물량을 쏟아내면서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아비규환이 연출되는 모양새다.

지난 1962년 설립된 신풍제약은 완제 의약품 제조업체로, 지난 5월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 치료제로 2상을 승인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만 해도 주당 7000원선에서 거래됐던 신풍제약은 지난 24일에는 장중 15만9500원을 찍으면서 약 2200%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한국 증시의 수퍼스타로 자리잡았다.

안산에 위치한 신풍제약 공장 /신풍제약 홈페이지
안산에 위치한 신풍제약 공장 /신풍제약 홈페이지

거침없는 주가 상승이 계속되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 신풍제약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고 21일엔 거래도 중지했다. 하지만 이런 경고에도 아랑곳않고 신풍제약은 22일 또다시 상한가를 기록했고, 23일 다시 거래가 정지됐다.

24일 거래가 재개된 이후에도 신풍제약은 아침부터 무섭게 상승했고, 장중엔 상한가까지 찍었다.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하자, 모든 개미 주주들이 기뻐하며 환호했다. 그런데 장 마감 직전, 순식간에 차트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주가는 전날보다 14.6% 하락해 10만5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시가총액이 8조4500억원을 웃돌아 국내 3대 제약사(유한양행·한미약품·대웅제약)를 합친 것보다 더 많았던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단 10분 만에 3조원이 사라졌다. 27일에도 주가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면서 시총은 약 4조6000억원선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래도 현재의 신풍제약 시총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시총 2조4000억)를 2개는 살 수 있을 만큼 크다.

지난 2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코로나 관련 수출 제약바이오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내에 있는 신풍제약 3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2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코로나 관련 수출 제약바이오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내에 있는 신풍제약 3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신풍제약의 주가를 급등시킨 것은 사실상 개인들이다. 7월 주식 거래 비중의 약 96%를 개인이 차지했고, 외국인은 3.2%이고 기관은 0.3% 정도로 미미하다. 또 주도 세력인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많아봤자 하루에 100억원 정도여서 방망이를 매우 짧게 쥐고 사고 팔고 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앞으로 성장해서 배당도 많이 줄 테니 주주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어떨지 잘 모르겠고 거래가 많이 붙은 급등 그래프에 잠깐 들어가서 배불리 먹고 나와야지 라는 탐욕에 눈이 멀어 진입한 개미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개미들은 주식 투자를 하면서 이른바 ‘작전 세력’에 얹혀서 쉽게 먹고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만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공매도(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가 금지된 틈을 타서 세력들이 주가를 크게 끌어 올린 뒤에 수백억원대의 차익을 챙기고 떠난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공매도 제도가 있었다면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오르는 주가를 진정시켜 개미들의 참사를 막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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