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겟돈 현실화...HDC현산, 아시아나항공에 12주 재실사 요구

입력 2020.07.26 11:48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 해지 후 항공업계 혼란 이어져
LCC 업계 "이대로면 대량 실업 사태 발생"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 달 중순부터 12주 동안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공문을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최초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번 표명하고, 가까운 시일 내로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인천공항 제1터미널 주기장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멈춰 서 있는 모습. /이태경 기자
지난달 인천공항 제1터미널 주기장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멈춰 서 있는 모습. /이태경 기자


지난 23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면서 한국판 에마겟돈(에어라인+아마겟돈)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대혼돈을 카마겟돈(자동차+아마겟돈)이라고 부르듯 항공업계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빠진 모양새다.
HDC현산은 공문을 통해 아시아나 인수계약의 기준이 되는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했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2020년에 들어서서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부실 계열회사에 대한 대규모의 자금지원이 실행된 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하여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봐야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됐는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HDC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2019 회계연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인 점, 부채가 2조8000억원 추가 인식되고 1조7000억원 추가차입이 진행되고 있는 점, 영구전환사채의 추가발행으로 매수인의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점이 포함돼 있고, 최근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계열사 간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문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등에 관한 확인 요청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적인 인수를 위해 지난 4월초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이뤄져야 할 세부사항들에 대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10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충분한 공식적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HDC현산의 입장이다. 항공업계에선 “HDC현산도 제주항공과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항공업계는 패닉에 빠진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을 상대로 계약 해지 무효 소송 돌입을 예고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27일이나 28일 중으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항공업계에선 이스타항공뿐 아니라 LCC를 중심으로 대규모 실업 대란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LCC 사장단은 지난 22일 국회를 찾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연장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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