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옥상에선, 삼겹살을 굽습니다

조선일보
입력 2020.07.25 03:00

[아무튼, 주말] 코로나 시대 야외석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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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고기리 계곡’과 나란히 있는 다이닝카페 ‘모소밤부’의 테라스.
모기에 뜯겨도 야외석이다? 요즘 식당, 카페에서 '바깥 자리' '야외석'을 찾는 이들의 반응이다. 방문객 사이에선 야외석을 차지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4월 '옥외영업' 개정안 입법 예고 후 소셜미디어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코로나 사태 속 이색 야외 식당을 찾아가봤다.

계곡가, 호숫가 전망 좋은 야외석

야외석이 인기를 끌면서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상을 통째로 제공해주거나 이국적 인테리어에 방갈로 좌석을 내세운 식당들이 화제다. 가성비 음식에 전망까지 갖춘 곳을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도 파주 '애룡저수지'는 아는 사람들만 찾는 한적한 유원지. 저수지를 따라 백숙집, 매운탕집, 국숫집, 카페 등 교외 흔한 외관의 식당이 띄엄띄엄 자리 잡고 있다.

애룡저수지 국수집에서는 잔잔하고 고요한 애룡저수지를 감상하며 잔치국수를 비롯해 황태비빔국수와 여름 별미 콩국수, 열무국수를 맛볼 수 있다. 부추전이나 김치전도 7000원 선으로 근교 식당에 비하면 부담 없는 가격이다. 가족과 나들이 나온 최희진(33)씨는 "3인 가족이 국수 3그릇에 부추전, 막걸리까지 먹어도 3만원을 넘지 않는다"며 "아직 덜 알려진 덕분에 거리 두기가 가능한 야외석이 있어 종종 찾는다"고 했다. 저수지 옆 덱 자리가 명당. 이따금 커다란 잉어가 튀어 오르는 걸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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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경기도 파주 ‘애룡저수지’를 감상하며 가볍게 국수를 먹을 수 있는 ‘애룡저수지 국수집’의 야외석. ②경기도 파주 ‘애룡저수지 국수집’의 국수와 부추전
국숫집 바로 옆 원두막은 닭백숙, 닭볶음탕 등으로 유명하다. 저수지가 배경인 원두막에 앉아 보양식을 먹을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 주차 가능.

계곡 맛집이 몰려 있는 경기도 용인 고기리 계곡의 초입에 있는 모소밤부는 계곡가에서 카페 메뉴와 브런치 등을 즐길 수 있다. 계곡 식당의 흔한 메뉴 대신 '블랙타이거새우 비스크 파스타', '직화삼겹 그린 파스타' 등 이탈리안 메뉴로 차별화하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에 공을 많이 들였지만 역시 야외석이 먼저 찬다. 나무 그늘 아래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식사할 수 있다. 계곡 보호를 위해 계곡 진입로는 막아두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 주차 가능.

바깥이 명당, 밖으로 나온 식탁

한여름엔 더위, 모기와 사투를 벌여야 해 비인기석이었던 야외석은 코로나 사태 속 VIP석으로 등극했다. 6년 차 캠핑 바비큐 식당인 팔당 아웃도어키친 한강본점은 야외석 말고 매장 문도 모두 개방해 실내마저 야외 테라스처럼 운영한다. 인근 '피맥(피자와 맥주)' 전문점 피맥컴퍼니 남양주점 역시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정원의 푹신한 소파에 몸을 맡기고 팔당을 바라보며 피맥을 즐기는 이들로 야외석은 초저녁부터 만석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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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다이닝카페 ‘모소밤부’의 파스타와 포카치아.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옥상·선상 고깃집, 서울 야경은 덤

이색 야외석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야외라서 비교적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적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전망, 분위기, 맛 삼박자를 갖춘 곳은 대기가 기본이다.

서울 반포4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10층 옥상정원에 자리 잡은 포석정과 옆에 있는 육각고기는 요즘 '핫플'로 재조명되고 있는 고깃집. 포석정은 1990년 문을 열어 2대째 내려오고 있다. 요즘은 '야외석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층이 많이 늘었다. 매장 양쪽의 접이식 문을 열어젖혀 실내 공간에 맞바람이 친다. 매장 앞 건물 처마에 해당하는 공간 아래에 야외석이 일렬로 있다. 나란히 붙어 있는 육각고기도 줄을 맞춰 야외석을 마련해뒀다. 대낮부터 고기 굽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포석정은 '지리산 토종돼지'와 '지리산고추장두루치기'가 주 종목. 야외석은 대부분 두루치기보다 구이를 먹는 분위기다. 육각고기는 '흑돼지 생오겹살'과 함께 '와규세트'가 인기다. 두 집 모두 옥상정원에 있는 식당이다 보니 노을과 야경 감상은 덤이다. '노을 맛집' '서울 야경 맛집' '루프 톱 고깃집'이란 별칭도 붙었다. 야외석에선 방향에 따라 가까이 반포 아파트 단지부터 저 멀리 남산서울타워까지 보인다. 두곳 모두 오후 10시까지 운영.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주차장 이용 시 주차 10분당 1000원, '한잔'할 계획이면 3호선 고속터미널역 2번 출구를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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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10층 옥상정원에 나란히 있는 고깃집 ‘포석정’과 ‘육각고기’. 코로나 사태로 실내 좌석을 꺼리는 이들이 매장 바로 앞 야외석에서 식사하고 있다.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한강 선상에서 바비큐 먹는 즐거움은 서울 양화동 양화선착장에 있는 아리수만찬에서 느껴볼 수 있다. '아리수포차'라고 불리는 1층은 배의 갑판을 바비큐 테라스로 활용했다. 주말엔 대기표부터 받는 게 순서. 평일에도 맑은 날엔 오후 5시 전에 가야 기다리지 않고 식사할 수 있다. 입장 전 1층 편의점에 들러 이용법을 안내받고 장을 보는 게 시작이다. 삼겹살·목살이 반씩 담긴 고기 팩부터, 항정살, 차돌박이, LA갈비, 살치살과 각종 소시지, 쌈 등을 구입해 자리를 잡고 이용하면 된다. 한돈 국내산 목살·삼겹살이 500g에 2만원 선. 고기값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숯불(테이블당 5000원)을 비롯해 고기 굽는 데 필요한 집기류와 쌈장, 김치 등 '상차림비'는 1층 야외석 1000원, 2층 실내석 4000원이다. 부담 없이 한강 뷰를 감상하며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이용객들은 이용 제한 시간 2시간 동안 고기 구워 먹고 라면에 디저트까지 알뜰하게 즐긴다. 자가용 운전자의 경우 양화한강공원 주차장에 주차하면 편리하다. 오전 11시에 문 열어 금·토요일은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월~목요일과 일요일은 다음 날 오전 12시 30분까지 영업한다. 주문 마감은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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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운대림상가’ 내 임시 야외석. /박근희 기자
서울 시내 틈새 야외석

야외석이 인기다 보니 일부 매장은 야외석이라 하더라도 거리 두기가 되지 않아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는 곳도 있다. 덜 붐비는, 비교적 한적한 야외석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틈새 공간이 힌트다.

서울 종로 세운대림상가 내 카페와 바(bar)들은 오후 6시쯤 상가 불이 꺼지면 하나둘 불을 밝힌다. 밤늦도록 영업하는 곳은 몇 곳 없다. 와인바 그린다방, 수제맥주집 끽비어 등이 그나마 늦게까지 불을 밝혀둔다. 특별히 주변에 민원은 없지만 떠들썩하게 야외석을 운영하지 않는다. 그린다방 등은 손님들이 요구할 경우 매장 앞에 캠핑 의자 몇 개만 펼칠 뿐이다. 남산이 보이는 전망에, 주변 상가들이 문 닫은 시간이라 조용한 가운데 맥주와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인근 카페, 식당들도 '소심하게' 야외석을 마련해둔 눈치다. 야외석이 부족한 매장 이용객은 음료 등을 들고 나와 '다시 세운' 광장 곳곳에 있는 의자나 계단에서 해결하기도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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