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부동산 투전판에 법무장관 침묵은 직무유기"

입력 2020.07.20 09:06 | 수정 2020.07.20 10:05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대책으로 이른바 ‘금부 분리’(금융·부동산 분리)를 제안한 뒤 “법무부 장관의 뜬금없는 부동산 훈수” “희한한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 이론” 등 비판이 쏟아지자 19일에 이어 또다시 반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금부분리 제안’을 듣보잡이라고 비판한다. 그런데 벌써 하룻밤 사이 듣보잡이 실제 상황이 됐다”며 글을 썼다.

추 장관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 사모펀드가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월드타워’ 1개동 46채 전체를 약 400억원에 사들였다는 언론보도를 근거로 들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사모펀드를 통한 부동산 투자가 다주택자에 대해 강화된 규제를 피하면서도,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우회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 장관은 “강남 한복판에서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가 일어나고야 말았다”며 “다주택규제를 피하고 임대수익뿐만 아니라 매각차익을 노리고 펀드가입자들끼리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과 부동산 분리를 지금 한다해도 한발 늦는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라며 야당 의원님들!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 투자대상에 주거용 아파트를 규제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추 장관은 “부동산에 은행대출을 연계하는 기이한 현상을 방치하면 안되는 것은 자산가치가 폭락하는 순간 금융위기가 올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가 아닐까”라고 했다.

앞서 추 장관은 "법무부 장관 본연의 업무나 잘하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부장관도 국무위원으로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秋, 18일 첫 부동산 대책 언급 이후 3일 내내 ‘금부 분리’ 주장

추 장관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처음으로 부동산 대책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3일 연속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고 있다.

18일 추 장관은 “당국자나 의원의 말 한마디로 서울 집값이 잡히는 게 아닌 줄 모두가 안다”면서 “근본 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 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 이래로 서울 한강변과 강남 택지개발을 하면서 부패 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 장사를 하고 금융권을 끌어 들였다”며 “금융권은 기업 가치보다 부동산에 의존해 대출했다. 그러면서 금융과 부동산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기형적 경제체제를 만들어 온 것”이라고 했다. 그린벨트 일부 해제 검토에 대해서는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국토부 소관인 부동산 대책에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나서 훈수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금부 분리, 참으로 희한한 ‘듣보잡’ 이론”이라 비판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는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을 관두고 내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추 장관은 비판이 일자 19일 페이스북에 “제가 제안한 ‘금부 분리’는 당연히 경제학에서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다. 그렇다고 뜬금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기와 소금 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부동산 가격을 낮추려해도 부동산 시장에 들어온 엄청난 돈을 생각하지 않고 자꾸 그 시장에 돈을 집어넣는 정책을 쓴다면 부동산 가격 내리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부력(浮力)의 원리에 비유한 이른바 ‘소금과 아기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욕조 물에 소금(자본)을 넣고 아기 몸을 담그려고 한다. 아기 몸은 진한 소금물에 담기지 못하고 뜰 뿐인데, 소금을 자꾸 집어 넣는다. 그럴수록 아기 몸이 위로 솟구칠 것”이라며 “아기 목욕시키기 실패는 아기 탓이 아니라 소금 탓”이라고 했다. “부동산 가격 내리기 실패는 돈 탓인데 말실수 탓이라고 정치만 공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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