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풀릴까… 입장 바뀐 홍남기 "그린벨트 해제도 검토"

입력 2020.07.15 08:22 | 수정 2020.07.15 09:26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서울 강남 일대 그린벨트 해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부총리는 14일 저녁 한 방송에 출연해 주택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1차적으로 5~6가지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과제들에 대한 검토가 끝나고 나서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문제를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서울시의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입장에도, 필요할 경우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 부총리는 또 “현재 도심 고밀도 개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조정, 공공기관 이전 부지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7월말에는 공급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공급 대책은 밝히지 않은 채 홍 부총리 주재 ‘주택공급 확대 TF’를 구성해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검토 가능한 방안으로, 도심 고밀 개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도시주변 유휴부지 등 신규택지 추가 발굴 등을 제시했지만, 그린벨트 해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7·10 대책 발표 직후 한 방송 인터뷰에서도 “그린벨트 해제는 검토 리스트에 없다”고 했었다.

정부의 7·10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금 중과(重課)만 있고,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공급 대책은 빠진 ‘반쪽 대책’”이라며 “서울 집값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동안 정부 여당은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으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보물”이라며 강력 반대해 왔다.
그러나 박 시장의 돌연한 사망으로 그린벨트 해제 여부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 강남 그린벨트 지역. /조선일보DB
서울 강남 그린벨트 지역. /조선일보DB

서울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택지는 강남 보금자리 지구 인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의 그린벨트 면적은 149.13㎢로, 강남권에선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동구(8.17㎢), 강남구(6.09㎢), 송파구(2.63㎢) 등 순이다. 노원구와 은평구, 강북구 등 서울 북쪽에도 그린벨트가 많지만 이들 지역은 대부분 산으로 택지 개발이 어렵다. 이 때문에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수서역 인근 등지로 이명박 정권 때 보금자리 주택을 개발하고 남은 주변 땅들이 추가 택지 후보로 거론된다.

앞서 2018년에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린벨트 직권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박 시장이 반대하면서 그린벨트 해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 장관을 불러 ‘발굴’해서라도 주택 공급을 늘리라고 직접 주문한 데다 집값 상승에 따른 여론 악화로 대책 마련이 시급한 만큼 이번엔 그린벨트 해제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을 잡으려면 교통·학군·생활환경 등이 좋은 도심 주변에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이제 더 이상 땅이 없다”며 “결국 재개발·재건축이나 그린벨트 해제가 대안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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