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성추행 가해자 조문 거부했다고 사과한 정의당

조선일보
입력 2020.07.15 03:18

2017년 대선 방송 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공약 전반이 후퇴했다" "박근혜 정부 따라가기냐"…. 보수 후보 못지않게 신랄했다. 정의당 홈페이지가 난리 났다. "왜 아군에게 총질하냐"며 탈당 선언이 이어졌다. 하지만 "떠날 테면 떠나라" "우리가 민주당 식민지냐"는 반박도 만만찮았다. 정의당은 "탈당은 다반사"라고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당황한 기색이었다. 문 정부에서 정의당 앞날을 미리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문 정부 초반만 해도 정의당은 잘 나갔다. 취임 날 정의당 당사를 찾은 대통령은 "정의당과 가치를 공유한다"고 했다. 정의당이 반대하는 고위직은 어김없이 낙마했다. 제1 야당 반대는 귓등으로 흘리는 대통령은 정의당이 반대하면 임명을 접었다. 정의당이 나라를 좌지우지한다고 했다. 그때까지였다. 

[만물상] 성추행 가해자 조문 거부했다고 사과한 정의당
▶정의당은 거액 주식 투자로 논란을 일으킨 헌법재판관을 '데스노트'에 올렸다가 며칠 뒤 내렸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터졌다. 조씨 의혹이 점점 커지는데 정의당 반대 강도는 점점 약해졌다. 정의당에 유리한 선거법이 민주당 도움 속에서 통과됐다. 조씨 불의와 불공정에 젊은이들은 분노했는데 정의당은 고개 돌렸다. 탈당 사태가 벌어졌다. "당명에서 정의를 빼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총선에서 두 자릿수 의석을 자신하던 정의당은 6석 얻는 데 그쳤다. 이후 젊은 당원들은 조국 사태에 사과했지만 지도부는 하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죽음 이후 정의당이 다시 혼돈에 빠졌다. 젊은 여성 의원 2명이 '피해자와 연대한다'며 박 시장을 조문 않겠다고 하자 "무례하다"는 비판과 탈당이 이어졌다. 그러자 심상정 대표가 "상처 드렸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성추행 가해자를 조문 거부한 것이 잘못됐다고 사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당은 성추행 가해자 옹호당인가. 당연히 "젊은 의원들 판단이 맞는데 왜 사과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의당은 "조문 거부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유족·시민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사과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다 보니 말이 꼬일 대로 꼬였다.

▶정의당엔 친북 NL(민족 해방)파와 좌파 PD(민중 민주) 계열이 섞여 있다. NL파는 친민주당이다. 남녀 당원 생각 차도 크다. '이래도 탈당, 저래도 탈당' 사태의 근원이다. 정의당은 총선 때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민이 보는 모습은 그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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