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취중잡담] 유럽에서 ‘처음 봤다’ 놀란 한국 제품, 50억원 판매가 눈앞

입력 2020.07.15 06:00

실리카겔 10배 효과 제습제
다니던 회사 제품에서 아이디어 얻어 창업
삼성 등 대기업도 납품, 상반기에만 매출 20억

유명 스타트업 CEO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 출신의 기술적 배경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창업을 꿈꾸다가도, 유명 CEO들의 약력 앞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창업이 꼭 좋은 학벌과 아이디어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평범한 사람들의 창업기를 소개하는 ‘나도 한다, 창업’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여러분들의 창업에 진짜 도움이 되는 피부에 와닿는 실전 교훈을 얻어 보십시오.

창업 성공의 가장 빠른 길은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다. 제습제 회사에서 영업을 하다가 20대에 제습제 회사를 창업한 정호원 새남맥스(31) 대표를 만났다.

정호원 새남맥스 대표 /새남맥스
정호원 새남맥스 대표 /새남맥스
◇물을 흡수하면 젤리로 변하는 제습제

새남맥스는 제습제 전문 기업이다. 입자가 작은 고순도 염화칼슘을 써서 수분 흡수율이 좋은 ‘진짜 좋은 제습제’를 만든다. "실리카겔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흡습력을 갖고 있습니다." 파우더 형태 제품으로, 물을 흡수하면 젤리 형태로 변한다. 천연수용액이 빠르게 휘발하면서 공기 중 먼지와 악취를 제거하는 ‘진짜 좋은 탈취제’도 만든다. 신발에 넣어두면 제습과 탈취가 되는 제품의 반응이 좋다. 온라인몰(https://bit.ly/3ebaE13)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제습제와 탈취제를 활용해 적극적인 확장을 하고 있다. 최근 제습제와 탈취제를 이용한 마스크 보관 케이스 ‘진짜 좋은 탈취팩’을 내놨다. 마스크를 벗을 때 놔둘 곳이 마땅찮은 경우가 많은데, 보관팩에 제습제와 탈취제를 넣었다. 마스크를 보관하는 동안 살균과 건조 효과가 난다. "마스크를 손으로 벗어 아무 데나 두면 오염 가능성이 있는데요. 케이스에 보관하면 위생적입니다. 제습제와 탈취제가 마스크에 묻은 침을 건조시켜 필터 성능을 회복시키고, 입냄새 제거 효과도 냅니다"

제습제 새 제품(좌)과 습기를 흡수해 젤리 형태로 변한 제습제 /새남맥스
제습제 새 제품(좌)과 습기를 흡수해 젤리 형태로 변한 제습제 /새남맥스
◇회사에 낸 제안 ‘내가 해보자’ 창업

정호원 대표는 산업용 제습제 회사 영업사원 출신이다. 한창 신나게 일할 나이. 누구보다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수시로 공장에 찾아가 제습제 소재부터 제조공정 까지 모든 것을 배웠다. "연구실을 하도 많이 가다 보니 담당 직원들 눈치가 보일 정도였습니다."

2년 간 열심히 영업했는데, 성능 좋은 제품을 산업용으로만 파는 게 아쉬웠다. "회사에 가정용으로 팔아보자고 제안했어요. 하지만 투자비, 인건비 등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럼, 내가 해보자’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일한 덕에 다니는 회사에서 제품 특허 사용을 허락받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가 파는 제습제와 탈취제를 바탕으로 저만의 가정용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죠. 바로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인형탈을 쓰고 샘플을 나눠주는 정호원 대표 /새남맥스
인형탈을 쓰고 샘플을 나눠주는 정호원 대표 /새남맥스
◇용기 대신 부직포로 포장한 제습제

산업용 제품을 가정용으로 바꾸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흡습력이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제습제를 구매해 분석했다. "제습제 같은 생필품은 소비자들이 원래 쓰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걸 대체하도록 만들기 위해선 획기적인 성능 향상이 필요했습니다. 모든 제습제를 일정 수량 씩 구매하니 100만원이 좀 넘게 들더군요. 각각의 흡습율과 장점과 단점을 분석한 결과, ‘파워드라이 맥스’란 가루 형태 소재가 가장 흡습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왔습니다. 자체 용량의 400%까지 습기를 빨아들이죠. 습기를 빨아들이면 가루에서 젤리 형태로 변해 관리도 쉬운 것으로 나왔습니다. 색깔과 크기 변화 등을 통해 교체 시기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선 포장에 가장 신경을 썼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용기형 제습제’는 분리수거해서 버려야 합니다. 옷장 정리하다 떨어뜨리면 물이 터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가루 형태 제습제를 부직포로 감싸서 포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요. 세 겹 포장을 해서 터질 염려가 없으면서, 플라스틱 같은 소재를 쓰지 않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면 됩니다. 천연광물이 주 원료라 폐기 시 토양에 무해해서 가능했습니다."

제습제 제품(왼쪽)과 마스크 탈취팩 제품 /새남맥스
제습제 제품(왼쪽)과 마스크 탈취팩 제품 /새남맥스
◇인형탈까지 써가며 영업

오랜 개발 과정 끝에 만족스런 제품이 나왔다. 남은 건 마케팅. 전국 모든 대형 마트를 돌아다니면서, 발로 뛰며 영업했다. "서울, 대구, 부산, 강원. 전국 안가본 곳이 없습니다. 화물차에 제습제 샘플을 싣고, 하루 1600km 운전한 날도 있습니다. 주말이면 인형탈을 쓰고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면 엄마들이 나눠주는 샘플을 잘 받아주거든요. 한번 써보면 반드시 다시 찾을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리 저리 샘플을 돌린지 3개월 정도 지나자 온라인몰(https://bit.ly/3ebaE13) 등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샘플을 써본 고객들 문의가 이어졌고, 대형마트 등 입점 연락도 계속 오면서 이마트 노브랜드 등에도 입점했습니다." 이후 순풍에 돛을 달았다. 작년 5억원의 연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 등 대기업에도 납품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제습제 기업과 함께 유럽 진출도 성공했다. "유럽에는 젤리형태의 제습제가 없더라고요. 프랑스 최대 제습제 회사 SEKO에 이메일과 샘플을 보냈어요. 곧 직접 제품을 보고 싶다는 연락이 오더군요. 유럽 사람들은 라벤더향을 좋아한다고 해서 라벤더향이 나는 젤리형 제습제를 만들어 보냈습니다. 파우더 가루가 젤리로 변하는 과정을 보고 바로 수출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이후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 우리 제품이 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 SEKO 관계자와 정호원 대표(가운데) /새남맥스
프랑스 SEKO 관계자와 정호원 대표(가운데) /새남맥스
◇유럽 진출, 동남아·미국도 추진

좋은 뜻이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일 때 대구시 교육청을 통해 대구 지역 고3 학생들에게 1억원 상당의 마스크 보관 케이스와 탈취제를 기부했어요. 도움이 되고 싶어 한 일이었는데, 지역에 소문이 나면서 온라인몰(https://bit.ly/31WJJ6v)에서 마스크 보관 케이스 매출이 크게 뛰더라고요. 제습제와 탈취제 매출도 덩달아 늘었죠. 뿌듯한 기억입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일단 올해 매출 50억원이 당면한 목표입니다. 유럽을 시작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미국 수출도 계획하고 있죠. 인간과 자연에게 모두 무해한 제품을 계속 내놓고 싶습니다. 좋은 일도 계속 하고 싶습니다. 1650명 학생이 다니는 특수학교에 마스크 보관케이스, 탈취제 등을 주기적으로 기부하고 있어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돈만 따라가기 보다는, 나만의 기술을 갖는 게 중요해요. 하루만에 만들어지는 건 없어요. 흔히 말하는 ‘한 방’으로 해결되는 인생은 거의 없습니다. 뭐든지 열심히 해보고 본인과 맞는 길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내 제품에 대한 고객층을 잘 분석해서 타깃에 맞게 접근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모두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자신감을 꼭 가지십시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실현 가능하다'는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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