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이관설에 또다시 자가당착에 빠진 기업은행 노조

입력 2020.07.14 16:12 | 수정 2020.07.14 16:20

지방이전설에 소관부처가 바뀐다는 말까지 나오자 기업은행 노조가 “우리는 일반 주주가 투자한 주식회사”라며 반대논리를 펼쳤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주주들을 위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노조가 은행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수 십년째 고수하는 등 주주가치를 외면해하고 기득권 유지에 주력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다시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 노조가 올해 초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 출근 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기업은행 노조가 올해 초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 출근 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전날 “기업은행의 중기부 이관은 어불성설”이라는 성명서를 내놨다. 성명서를 통해 노조 측은 “기업은행은 자력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6000억원을 낸 우량기업”이라며 “세금으로 꾸려가는 정부부처가 아니라 돈을 버는 회사이고, 40%는 일반 주주가 투자한 주식회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대출하는 재원은 스스로 창출한 수익”이라며 “중기부 산하에 놓고 정책적 금융지원을 우선하면 향후 수익성·건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덧붙였다.


노조 주장과는 달리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이뤄진 대출 재원은 정부가 1조원 가량 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해준 것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을 보더라도, 대출 재원으로 직접적으로 쓰이지 않았더라도 2015~2019년 동안 정부가 출자한 금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예산에도 정부 출자금은 6765억원이 잡혀져있다. 노조 측은 “은행이 돈을 벌어 배당해준 금액이 더 크다”는 입장이지만, 배당이 사후적이란 점을 볼 때 스스로 번 돈으로만 은행이 돌아간다고 보기 어려운 셈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를 내세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노조는 윤종원 기업은행장 출근 저지투쟁을 철수하면서 맺은 노사합의문에 ‘금융 공공성 강화를 위해 비이자 수익을 줄인다’고 명시했다. 시중은행들이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해 영업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이라는 명분으로 수익을 줄이자고 한 것이다. 동시에 임금과 복지에 대해선 시중은행 수준으로 높이기로 합의하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는 3년전에 비해 반토막이 나 주주가치를 지키지 못했고, 중소기업 대상 대출 점유율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며 “근무지 변경이나 소관부처 이관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전에 본연의 역할 제대로 했는지부터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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