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성 "법정서 그분께 이러지말라 소리지르고 사과받고 싶었다"

입력 2020.07.14 03:25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 피해자 측이 밝힌 '박원순 시장의 4년 성추행'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그의 비서 출신 여성 A씨 측 대리인들은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씨가 지난 4년간 겪은 피해 상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A씨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등이 이날 A씨의 대리인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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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시장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 - 13일 오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 여성 변호를 맡은 김재련(오른쪽 사진 맨 오른쪽) 변호사가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사실을 밝히고 있다. 왼쪽 사진은 김 변호사가 공개한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 문자. /이태경 기자
속옷 차림 사진, 음란 문자 전송

A씨 측은 회견에서 피해 사실에 대해 "상세한 방법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우선 업무시간 중 벌어진 일에 대해 "박 시장이 집무실 안에 있는 침실로 피해자를 불러서 안아달라며 신체 접촉을 했다"며 "박 시장이 '즐겁게 일하기 위해 셀카를 찍자'며 집무실에서 셀카를 찍으며 신체를 밀착하기도 했다"고 했다. "피해자 무릎에 든 멍을 보고 '호~' 해주겠다면서 무릎에 자신의 입술을 접촉하는 행위도 했다"고 했다. 이어 박 전 시장이 자신의 속옷 차림 사진을 보내거나, 늦은 밤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 대화를 요구하고, 음란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A씨 측은 주장했다. 또 "피해자가 다른 부서로 발령나고서도 박 시장은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피해자를 초대해 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를 전송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밀 대화방 초대 일자를 '올해 2월 6일'로 못 박아 밝혔다. A씨 측은 이러한 증거를 A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확보, 경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A씨는 이러한 지속적 피해 사실을 그동안 여러 차례 주변에 알렸다고 한다. A씨 측은 "늦은 시각 (피해자가) 친구들과 있을 때 이런 문자가 오기도 했고, 그 문자를 본 친구들도 있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도 문자를 보여준 적이 있다"고 했다. 또 "이러한 성적 괴롭힘에 대해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겨줄 것을 요청하며 언급한 적도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 2차 피해 때문에 열어

박원순 시장 집무실
A씨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이유가 '2차 피해'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며칠간 상황은 (친여 네티즌들이) 피해자를 색출하고, 범위를 좁혀가고, '책임을 묻겠다'는 상황이 일어났다"고 했다.

특히 A씨 측은 "피고소인의 극단적 선택으로 피해자는 온·오프라인에서 2차 피해를 겪는 등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의 유서에 담긴 두리뭉실한 사과 표현을 상황 악화의 주범으로 꼽았다. "(박 전 시장이) 죽음을 선택한 것이 피해자에 대한 사죄의 뜻이기도 했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피해자에게 성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진다는 뜻을 전했어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피해자도 말할 권리가 있다"며 "피해를 입고도 숨죽이며 살아갈 사람이 없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위력 성폭력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고소장 내용이 10일 오전부터 카카오톡 등으로 유포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했다. A씨 측은 해당 '지라시'에 대해 "저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다"라면서도 "오늘 서울지방경찰청에 해당 문건을 유포한 자들에 대해서 고소장을 접수시킨 상태"라고 했다.

◇비서로 지원한 적 없는데 차출

A씨 측은 박 전 시장 비서로 일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피해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돼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이었는데 어느날 오전 서울시청의 전화 연락을 받고 그날 오후 시장실 면접을 보게 됐다"며 "그리고 비서실 근무 통보를 받아서 4년간 근무했다"고 밝혔다. 최근 친여 네티즌 등을 중심으로 'A씨는 미래통합당 정치인 비서 출신' '의도적으로 비서에 자원해 접근했다'는 식의 음모론이 번지는 데 따른 해명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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