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36년 만에 찾아낸 생명의 은인

조선일보
  • 윤희영 편집국 에디터
입력 2020.07.14 03:16 | 수정 2020.07.14 10:06

미국 버지니아주(州) 한 병원의 응급실 간호사(emergency room nurse) 데어드리 테일러(40)는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다(have a second chance at life). 네 살 때인 1983년 12월 30일 뉴욕시 아파트에 불이 나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almost lose her life). 다행히 근처에서 방화시설을 점검 중이던(inspect fire-prevention facilities) 소방관 유진 풀리에시가 달려와 불길 속에서 그녀의 생명을 구해냈다(save her life from the blaze).

아파트는 이미 화염에 휩싸여(be engulfed in flames) 있었다. 자욱한 연기(thick smoke)가 뿜어나오는(billow out) 3층에 모녀가 갇혀 있다고 했다. 우선 "내 새끼, 내 새끼" 울부짖는 엄마를 먼저 구해낸 뒤 다시 네발로 기어들어갔다(return on his hands and knees).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연기 속을 기어다니며 더듬다가(crawl and feel around through the blinding smoke) 마침내 아이를 찾아냈다.

[윤희영의 News English] 36년 만에 찾아낸 생명의 은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be unconscious). 인공호흡을 한 뒤(after giving her mouth-to-mouth resuscitation) 3층 계단을 안고 뛰어내려와 구급차에 실었다(rush down the six flights of stairs to get her to an ambulance). 깨어나서 울기 시작했다(wake up and start to cry). 그제서야 아이가 보였다. 눈이 큰 금발 머리 여자아이(wide-eyed blond girl)였다.

그때 살아난 그 아이가 간호사가 됐다. 그리고 36년이 지난 얼마 전, 뉴욕시의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근무하겠노라(work on the front lines) 파견을 자원했다.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소방관 아저씨는 무사한지,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검색 사이트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는 게 없었다(come up empty). 그녀에게 남아있는 건 소중히 간직해온(hold dear) 당시 신문 1면의 희미한 흑백 사진(grainy black-and-white photo on the front page)뿐. 그의 품에 안겨 인공호흡기로 숨을 쉬는(breathe from a resuscitator in his arms) 모습이었다.

다행히 코로나19 사망·확진자 명단에는 없었다. 휴식 시간을 이용해 뉴욕시 소방서들을 돌아다니며 수소문한 끝에 찾아냈다(ask all around and track him down). 지금은 75세인 그 소방관 아저씨는 1996년 은퇴했고, 한 소방서와 아직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했다. 뉴욕 9·11 테러가 벌어졌을 당시 희생당한 건 아닌지 최악의 경우를 우려했는데(fear the worst), 다행히 살아 계신다고 했다.

우선 전화 통화만 하고, 코로나19 응급실 근무가 끝나고 나서 만나기로 했다. 아저씨는 "머리는 지금도 금발 그대로냐"고 물으면서 화재 당시 얘기를 들려줬고, 그녀는 그 이후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들려드렸다. 그녀를 구해낸 아저씨에게 훈장 수여를 건의했던 당시 소방서 서장은 얼마 전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die of covid-19) 했다. 아저씨는 "내가 구한 한 생명이 응급실 간호사가 돼 수많은 다른 생명을 구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격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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