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극단선택 전날까지 6번 "SOS"…어디서도 대답 없었다

입력 2020.07.03 18:06 | 수정 2020.07.03 19:42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선수는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하루 전까지 최소 6차례 관련 기관에 폭행, 폭언 등 피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대한철인3종협회를 비롯한 기관들은 관계자 처벌 등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미래통합당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사망 사건 관련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소속 김승수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 사건 진상 규명 간담회에서 “최 선수가 여러 기관에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의지할만한 기관을 찾지 못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뉴시스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뉴시스


최 선수 가족은 지난 2월 6일 최 선수의 전 소속팀이 있던 경주시에 “폭행·폭언을 당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경주시는 자체 조사 계획을 세우고 산하 트라이애슬론팀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공문 등을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다고 한다. 최 선수 가족은 같은 달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접수했다.

최 선수는 3월 5일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김모 트라이애슬론 경주시청팀 감독과 팀 닥터 안모씨, 그리고 선배 선수인 장모씨와 김모씨 등 총 4명을 폭행, 모욕, 강요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수사 기관의 형사 절차가 진행되면서 인권위 진정 사건은 취하했다. 고소 사건은 현재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서 수사 중이다.

최 선수는 4월 8일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도 이메일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 선수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지난달 22일 대한철인3종협회에 김 감독 등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진정서도 냈다. 최 선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하루 전인 6월 25일, 인권위에도 다시 진정서를 냈다.

한편, 3일 국회 간담회에선 대한철인3종협회가 최 선수 가혹 행위 사건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고 넘어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2월 경주시에 민원이 접수되자 협회 직원이 협회 간부들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회는 최 선수와 동료 선수들에 대한 조사 없이 김 감독에게만 직접 전화를 걸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취지를 얘기를 듣고 이 사건을 덮었다. 최 선수와 가족들이 유관 기관에 도움을 요청한 게 여섯 차례, 이 과정에서 철인3종협회가 지난 2월에 사건을 알게된 것을 포함하면 유관 기관들이 이 사건을 접한 것은 총 일곱 차례나 된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최 선수를 담당한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조사관은 이날 간담회에 나와 “최 선수와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잘되지 않았다”며 “25일 통화하면서 증거 자료를 받았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이양수 의원은 “체육회 인권센터 조사관이 계속 증거를 요구하자, 최 선수는 ‘이걸 다 제가 해야 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며 “최 선수가 용기 내서 신고했는데 기관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니 ‘신고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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