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25채? 13.8평? 청와대 희한한 부동산 계산법

입력 2020.07.03 01:21

[文대통령 부동산 긴급지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스스로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평수가 '13.8평'이라고 밝혔다. 45분 뒤 "청주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고 정정했지만 소셜미디어(SNS)에선 노 실장 반포 아파트 평수를 두고 설왕설래했다. "비서실장이 '13평 아파트'에 산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얘기였다.

노 실장이 보유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는 전용면적 45.72㎡(13.8평), 공급면적 67.44㎡(20.4평)짜리다. 전용면적이란 거실·침실·화장실 등 거주자가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면적을 말한다. 공급면적은 전용면적에 엘리베이터·계단·복도 같은 공용 공간(주거 공용면적)을 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평수를 말할 때는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청와대가 굳이 '13.8평 아파트'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적은 평수로 보이려고 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청와대는 이날 "비서관급 이상에서 다주택 보유자는 12명"이라면서 그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본지가 최근까지 관보에 게재된 청와대 참모들의 재산 공개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이미 처분한 아파트가 재건축 중이라 등기 이전이 불가능해 '서류상 다주택자'로 남아있는 김광진 정무비서관을 제외하더라도 다주택자는 총 15명(오피스텔 제외할 때 13명)이었다. 경실련 등 시민 단체들은 고위 공직자들이 보유한 오피스텔도 주택으로 간주하고 있다.

청와대는 세종시 아파트 1채와 서울 강남구 아파트 0.25채(4분의 1 지분)를 보유한 A비서관, 부산에 아파트 1채와 분양권을 갖고 있는 B비서관 등은 다주택자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송파구 오피스텔 분양권을 가진 C비서관도 빠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25채는 반올림 등을 고려해 1.5채 보유와 달리 한 채로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숫자가 제각각인데, 다주택자를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청와대는 이날 "노 실장이 (다주택자) 한 명, 한 명 당사자를 면담해 매각을 권고하기도 했다"고 밝혔는데, 정작 현황 파악도 제대로 안 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일각에선 "부동산 실거래가가 아닌 공시가 또는 취득가로 써내는 공직자 재산 공개 자체가 눈속임"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조원 민정수석은 올 3월 재산 공개 때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30평형)를 8억4800만원으로,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47평형)는 9억2000만원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도곡동 아파트는 현재 16억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잠실 아파트도 호가가 18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올 3월 재산 공개 때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의 평균 재산은 14억4100만원이었지만,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실거래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균 재산은 20억원이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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