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의 입] 윤석열 꺾기 ‘샌드위치 협공’ 정권의 ‘조직 쿠데타’

입력 2020.07.01 18:00


문재인 정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때리고 있지만 제가 보기엔 거꾸로 담금질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단단한 무쇠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윤 총장은 맞을수록 크고 있다. 윤 총장은 정치에 전혀 뜻이 없었다가도 이렇게 정권이 노골적이고 비열하게 찍어내기를 하고 나오면 분노가 폭발할 수도 있다.

6월 한 달은 남북 사이에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을 욕하고 협박하고 했던 것이 주요 뉴스였다면, 내부적으로는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연거푸 찍어 누르기를 했던 한 달이었다. 그런데 그 마지막 날에 추미애 장관과 교감이 오간 듯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의 윤석열 총장에게 노골적이고 공개적으로 대드는 항명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검찰 조직을 잠깐 말씀 드리면, 대검(대검찰청)→고검(고등검찰청)→지검(지방검찰청)→지청, 대략 이런 순으로 돼 있다. 대검에는 검찰총장이 있고, 고검에는 고검장, 지검에는 지검장, 지청에는 지청장이 있다. 대검 밑에는 6개 고검이 있는데, 그 첫 번째 고검이 서울고검이다. 그리고 서울고검 밑에는 다시 8개 지검이 있는데, 서울 중앙지검, 그리고 동·서·남·북 지검 4곳에다가 의정부·인천·춘천 3곳 지검도 서울고검 관할이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 총장에게 대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어제 윤 총장에게 "(윤 총장이 결정한) 전문 수사 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보장해달라"고 했다. 특임검사, 직무독립, 이런 것들을 말로는 "건의 드린다"고 했지만, 실제 메시지는 이번 사건에서 검찰총장은 손 떼라, 이런 것이고, 그것은 누가 봐도 이성윤 검사가 윤석열 총장에게 대드는 명백한 항명 사태인 것이다. 여기서 수사 중인 사건이란 채널A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짜고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강요미수 범죄를 저질렀느냐를 따지는 사건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 유착 관계가 맞다"고 보는 반면, 대검과 윤 총장은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윤 총장은 ‘이렇듯 대검과 중앙지검 수사팀의 의견이 다르니 그렇다면 전문 수사자문단에 이 사건을 회부에서 물어보자’고 했던 것인데,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자문이라는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절차 중단, 공개 건의, 특임 검사, 직무 독립’, 이렇게 어려운 말들을 쓰면 이해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안 된다. 이럴 때는 표현을 조금 노골적으로 해석해야 단번에 알 수 있다. 아랫사람인 이성윤 검사가 조직의 최고 지휘관인 검찰총장에게 "앞으로는 당신 말을 듣지 않을 테니 그렇게 알라"고 통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전방 사단장이 육군참모 총장에게 "앞으로는 당신 말은 듣지 않겠다, 앞으로는 청와대와 국방장관한테 직접 보고하고 직접 지시를 받겠다"고 한 것이나 같다. 명백한 ‘조직 쿠데타’다.

그렇다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왜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공개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대들고 있는 것일까. 이성윤 검사는 뭘 믿고 이렇게 내부 조직 쿠데타를 감행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그는 추미애 법무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확실한 뒷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고, 그 추 장관이 지난 1월 자신을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요직에 앉혔기 때문에 이제는 윤석열 총장을 치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추미애 장관은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인사 학살’로 검찰 조직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도 윤석열 총장이 끄떡 않고 버티었을 뿐만 아니라, 추 장관 표현대로 ‘법 기술’을 부려서 추 장관의 압박을 피해가자 여당 의원들이 추 장관에게 "검찰에 순치되는 것 아니냐"고 공격을 했던 것이며, 그러자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내 명을 거역했다"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 "지휘랍시고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같은 막말에 가까운 험한 말들을 쏟아놓았고, 이윽고 그제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수사자문단 회부를 "아주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던 것이며,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이성윤 검사가 총장에게 공개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검찰은 이제 검사동일체요 상명하복이다, 이런 상황은 옛날 말이 되어 버렸고, 이제는 항명, 대들기, 불복종, 이런 것들이 일상화되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에 용기 있게 칼을 댔던 헌법주의자 윤석열 총장을 위에서 누르고 아래서 치받는 이른바 ‘샌드위치 만들기’를 하고 있는 것이며, 여당 의원들은 노골적인 ‘윤석열 찍어내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저도 며칠 전 이런 상황을 역설적으로 꼬집어 ‘문 대통령이 윤 대통령 만들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한 적이 있는데, 지금 문재인 정권은 윤석열을 샌드위치로 만들고 있는 게 아니라 정치적 담금질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윤석열 지지율은 올라간다는 게 확인됐는데,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지지율 10.1%를 기록, 야권 대선주자로 1위에 올라섰다. 현직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주자 1위가 된 것은 우리 모두 처음 보는 일이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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