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촉발 할리우드 거물 하비 와인스틴 전재산 4분의 3 내고 합의

입력 2020.07.01 17:28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8)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자들과 1880만달러(226억원)에 합의했다. 자신의 올해 순자산(2500만달러) 4분의 3을 내고 소송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1일(현지 시각) 미 CNN 등에 따르면 뉴욕검찰청은 전날 와인스틴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자 9명과 이 같은 액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 경제지 웰시 고릴라에 따르면 와인스틴의 올해 순자산은 2500만달러(301억원)다. 순자산의 75%를 내고 합의를 시도한 것이다. 뉴욕검찰청은 이번 합의로 법원에 계류 중인 뉴욕주에서의 와인스틴 관련 이들의 집단소송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인스틴이 지난 2월 보행보조기를 잡고 뉴욕 맨해튼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당뇨와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와인스틴이 지난 2월 보행보조기를 잡고 뉴욕 맨해튼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당뇨와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와인스틴은 30여 년간 여성들에게 성추행 및 성폭행을 일삼아 왔다. 이 사실은 2017년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보도 이후 귀네스 팰트로, 앤젤리나 졸리, 샐마 헤이엑 등 유명 배우 등 100여 명에 달하는 여성이 이후 와인스틴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공개 증언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만 80명이 넘었고 그에 대한 집단 소송이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운동’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법원이 이번 합의를 최종 승인하면 피해자들은 와인스틴을 상대로 전체 합의금 중 각각 7500~75만달러(900만~9억원)에 상당하는 액수를 청구할 수 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검찰총장은 “모든 괴롭힘과 위협, 차별 후 피해자들이 마침내 어느 정도의 정의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을 담당한 엘리자베스 페건 변호사는 “미투 운동을 시작했을 당시만이 아니라 보복이 두려워 앞으로 나서길 꺼렸던 이들을 대신해 정의를 요구해온 피해자들의 수년간 노력의 산물”이라고 이번 합의를 평가했다. 피해자 케이틀린 둘라니는 “정의구현을 기다린 수많은 여성을 도울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와인스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또 다른 피해자 6명 측은 이번 합의가 “와인스틴 피해자들에 대한 완전한 배신”이라며 반발했다. 이들 측은 성명에서 “합의로 와인스틴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도록 하지 않게 할 뿐만 아니라,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여성들한테 피해가 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와인스틴에게 1급 성폭행 혐의로 20년형, 3급 강간 혐의로 3년형 등 23년형을 선고했다. 와인스틴은 법정 구속 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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