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에서 전고체배터리로..50살된 삼성SDI

입력 2020.07.01 11:59

삼성SDI, 창립 50주년

1970년 4월 23일 이병철 선대회장과 일본 NEC의 고바야시 사장이 울산사업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삼성SDI
1970년 4월 23일 이병철 선대회장과 일본 NEC의 고바야시 사장이 울산사업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삼성SDI


‘흑백 TV 진공관에서부터 전고체배터리까지’.

삼성SDI가 지난 50년간 걸어온 길이다. 삼성SDI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70년 1월 20일 삼성과 일본 NEC와의 합작으로 세운 ‘삼성-NEC 주식회사’로 시작한 삼성SDI는 2015년부터 7월 1일을 창립기념일로 기념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50년간 컬러 브라운관, 모바일용LCD, PDP 등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소형배터리와 ESS용 배터리에서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1970년 682명이던 직원은 현재 2만6724명으로 늘었고, 1억원이던 매출은 10만배인 10조가 됐다.

이날 삼성SDI는 기흥사업장에서 전영현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전 사장은 “초격차 기술 중심의 새로운 50년을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순간수상방식의 브라운관을 채택한 삼성전자의 이코노TV. /삼성SDI
국내 최초로 개발한 순간수상방식의 브라운관을 채택한 삼성전자의 이코노TV. /삼성SDI

◇일본 합작사에서 시작해 브라운관으로 세계 점령

삼성SDI는 “한국 전자산업을 일으키자”는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의지로 시작된 회사다. 1970년 1월 20일 삼성SDI의 전신인 ‘삼성-NEC주식회사’는 울산 울주군 삼남면 일대 가천지구에 공장을 건설하며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첫 사업은 TV 브라운관 관련 제품인 진공관이었다. 회사 출범 7개월만인 1970년 7월 23일 국내 최초로 진공관을 생산했다. 이후 흑백TV 브라운관으로 영역을 넓혔고 1970년 12월 5일 첫 흑백브라운관 생산에 성공했다.

삼성-NEC는 1974년 3월 일본 합작사라는 한계를 벗어나 독자 영업원을 확보했고, 사명을 삼성전관공업주식회사(이하 삼성전관)로 바꿨다. 이때부터 삼성전관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75년 1월 20일 국내 최초로 ‘이코노 브라운관’ 개발에 성공했고, 삼성전자는 이 브라운관을 채용한 ‘이코노 TV’를 출시했다. 이는 세계에서 3번째로 자체 기술로 TV를 만든 것이다.

1979년 11월엔 흑백 브라운관 누적 생산량 1000만개를 돌파하며, 세계 최대 흑백 브라운관 제조사로 등극했다.

흑백 브라운관을 넘어 1977년부터 컬러 브라운관 제조에 발빠르게 나섰고, 세계 시장을 점령했다. 1993년엔 세계 최초 바이오 브라운관 개발, 1998년 완전 평면 브라운관 개발 등 잇따라 세계 시장에 기술력을 뽐냈다.
1998년 10월 15일, 삼성SDI가 세계 최고 용량의 원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고 가진 행사. /삼성SDI
1998년 10월 15일, 삼성SDI가 세계 최고 용량의 원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고 가진 행사. /삼성SDI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 올라

삼성전관은 1999년 12월 1일 사명을 ‘삼성SDI 주식회사’로 바꿨다. S는 삼성을, D는 디스플레이와 디지털을, I는 인터페이스와 인터넷 컴포넌트를 의미한다. 삼성SDI는 2003년 세계에서 가장 큰 70인치, 80인치 TV 디스플레이를 개발했고, 2004년 7월 세계 최초 32인치 ‘빅슬림’ 브라운관을 개발했다. 이후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에 착수해 전 세계 휴대폰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LCD를 넘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도 시장을 장악했다.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명가(名家)’의 위치를 달성했음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바로 배터리 사업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는 디스플레이와 연관성이 0에 가깝다”며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했다.

삼성은 1994년 계열사에서 각각 연구하던 배터리 사업을 삼성SDI로 일원화했다. 삼성SDI는 1997년 배터리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이미 타사 대비 10년 정도 늦은 상태였다. 하지만 끊없는 연구개발 끝에 1년만인 1998년에 당시 최고 용량인 1650㎃h 원형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2001년 12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인 2.8㎜ 각형 배터리 개발, 2002년에는 최고 용량인 2200㎃h 원형 배터리 양산 등 시장 선도적 제품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2008년엔 시장조사기관 IIT가 세계 2차전지 기업들을 상대로 한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번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위기도 있었다. 2016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들어간 삼성SDI 배터리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SDI는 이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았다. 안전·위기관리를 강화했고 사업 구조를 전기차와 ESS 등 중대형 중심으로 전환했다.
삼성SDI 창립 50주년을 축하하는 삼성SDI 임직원들. /삼성SDI
삼성SDI 창립 50주년을 축하하는 삼성SDI 임직원들. /삼성SDI

◇세계 최정상 배터리 업체를 향해

소형 배터리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한 삼성SDI는 2008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09년 BMW 전기차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현재도 BMW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현재 삼성SDI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5위다.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중이다.

삼성SDI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성능을 결정 짓는 소재 개발, 스마트 팩토리 구축, 플랫폼 개발 체제 확립, 생산 효율 고도화 등을 통해 미래 시장을 대비 중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SDI의 천안사업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부회장을 만나 전고체배터리 기술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대중화되면서 삼성SDI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전고체배터리에서도 기술적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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