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노비오 "코로나 백신 면역반응 얻어", 과학계는 판단 유보

입력 2020.07.01 08:59

면역력 확보 가늠할 중화항체 정보는 미공개

백신 접종 모습. 이노비오는 코로나 DNA 백신 임상 1상 시험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AP
백신 접종 모습. 이노비오는 코로나 DNA 백신 임상 1상 시험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AP

미국 제약사 이노비오가 코로나 백신의 임상 1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아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건강한 사람 40명에게 코로나 백신 INO-4800을 접종한 임상 1상 시험에서 6주 후 94%가 면역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노비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물질인 DNA(디옥시리보핵산)로 백신을 만들고 있다. 바이러스는 이 돌기를 인체 세포에 결합시켜 침투한다. 앞서 임상 2상에 들어간 미국 모더나 세러퓨틱스도 돌기 단백질 유전물질로 백신을 만들었으나 DNA 대신 RNA를 이용했다.

◇면역력 입증할 중화항체 정보는 밝히지 않아

이노비오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끝까지 임상시험을 한 36명 중 34명이 면역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신의 효능을 입증할 중화(中和)항체가 몇 명에게 형성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해 재감염을 막는 면역항체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항체를 형성하지만, 이 항체로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무력화하지 못한다. 중화항체가 생기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의료전문지인 스태트(STAT)는 “이노비오는 보도자료에서 중화항체의 중요성을 가볍게 다뤘다”고 지적했다. 이노비오가 코로나 완치 환자 중 약 3분의 1이 혈액에서 항체를 검출하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를 예로 들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돌기(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들. 인체 세포와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을 사전 차단해 감염을 막는다./the Conversation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돌기(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들. 인체 세포와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을 사전 차단해 감염을 막는다./the Conversation

이노비오는 이날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아 여름에 임상 2/3상 시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약사, 논문 대신 기자회견 남발” 지적

과학계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정에서 업체들이 개발 정보를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은 논문 형식이 아니라 보도 자료나 기자회견 형식으로 조금씩 발표하면서 정보의 신뢰도가 크게 손상됐다고 우려했다.

코로나 백신 개발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모더나 역시 지난 5월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문가들이 평가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 대신 일상적인 용어를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모더나는 중화항체가 몇 명에서 형성됐는지는 밝혔다. 이노비오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논문 형식의 자료보다는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으로 중계방송하듯 임상 진행상황을 발표해 주가 부양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노비오 로고'
이노비오 로고'
이노비오는 코로나 백신 개발에 일찍 뛰어들면서 주가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 초 이 회사의 주가 총액은 약 3억 달러였는데 코로나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45억 달러까지 올랐다. 이날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고는 주가가 13% 하락했다.

이노비오는 재미 한국인 과학자 조셉 김 대표가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해 연구비 900만달러(약 108억원)를 지원받는 계약을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웰컴트러스트 등이 참여하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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