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어정쩡한 태도, 中에 잘못된 기대감 줘"

입력 2020.07.01 03:13

ALC웨비나 '기로에 선 한반도'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아산정책연구원과 조선일보가 30일 공동 주최한 '제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웨비나(웹+세미나)'에 참석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은 미국을 누르고 중국 중심의 세계 권력 구조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미·중 충돌로 빚어지는 경제·군사적 파장을 줄이고 관리하기 위해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의 3각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ALC 웨비나는 중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홍콩보안법 통과를 강행하고 미국이 이에 반발해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대우를 박탈하는 등 미·중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열렸다. 이날 웨비나의 주제는 '미·중 신(新)냉전, 기로에 선 한반도'였다. 각각 서울·워싱턴·도쿄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웨비나에 참여한 한·미·일 전문가 3인은 강인선 조선일보 외교안보·국제 담당 에디터의 사회로 미·중 갈등을 분석하고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인버그 시러큐스대 교수는 "우리(한·미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홍콩보안법 등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데 중국이 거부반응을 보인다고 겁을 먹어선 안 된다"며 "중국의 인권침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인권침해 사실을 부인하고 인권 개선 요구를 거부하지만 중국 국민은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이 사안에 분명한 태도를 갖고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웨비나 주요 발언
/조선일보
김영삼 정부에서 외무부 장관, 노무현 정부에서 주미 대사를 지낸 한승주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한국 정부가 (미·중 갈등 국면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면 중국에 잘못된 기대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역사적으로 자신들의 뜻을 가르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해왔다"며 이를 유념하며 한·미 공조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안보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아사히신문 주필을 지낸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 이사장은 "중국은 (미국과 갈등하는 마당에) 미국 주도의 북한 비핵화 외교가 잘 풀리길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으로 (미국이) 애를 먹는 것을 반길지도 모른다"고 했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으려면 중국의 역할이 필요한데 미·중 갈등 격화로 이런 협조 체제가 어려워진다"며 "중국이 이대로 대북 원조를 이어간다면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연평도 포격 도발을 했듯이 계속 도발을 일삼을 것"이라고 했다. 한 이사장은 "북한은 현재 (핵·미사일 개발에) 더 여유를 느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느라 상대적으로 북한 비핵화 문제에는 신경을 덜 쓸 수 있다"고 했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과거) 미국 대선을 앞둔 10월에는 꼭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며 "그것이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북한 이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이사장은 북한이 미 대선 직전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과 담판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쥐고 있을 때 뭔가 얻어내려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유권자에게 홍보하기 위해 선거 전 김정은의 제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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