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충돌로 나온 빛폭발 최초 포착

입력 2020.07.01 08:59

거대 블랙홀 내부에서 소형 블랙홀들 충돌하면서 빛 발생

초거대 블랙홀의 강착원반번에서 아래쪽 블랙홀 두 개가 충돌하는 모습의 상상도. 블랙홀 충돌로 중력파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강착원반의 물질에서 빛의 폭발이 일어나는 현상이 관측됐다./칼텍
초거대 블랙홀의 강착원반번에서 아래쪽 블랙홀 두 개가 충돌하는 모습의 상상도. 블랙홀 충돌로 중력파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강착원반의 물질에서 빛의 폭발이 일어나는 현상이 관측됐다./칼텍

저 멀리 검은 원반 주위로 빛이 휘몰아치고, 앞쪽에는 검은 눈동자 두 개가 떠 있다. 지구로부터 40억 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우주에서 블랙홀 세 개가 한데 모인 진기한 광경을 상상한 그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매슈 그레이엄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24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에 “블랙홀들이 충돌하면서 중력파(重力波)와 함께 엄청난 빛까지 발산하는 현상을 처음으로 관측했다”고 밝혔다.

블랙홀은 중력이 엄청나 빛조차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블랙홀이 충돌해도 빛을 관측하지 못하니 눈으로 알 수 없다. 대신 일종의 진동으로 감지한다. 아인슈타인은 1916년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천에 볼링공을 떨어뜨리면 움푹 꺼지는 것처럼 천체가 격렬하게 활동하면 주변 시공간이 뒤틀리고 물결처럼 중력파가 발생한다고 예견했다. 미국의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는 지난 2016년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중력파를 처음으로 포착했다.

◇중력파 검출 지역서 빛의 폭발 관측

그레이엄 교수 연구진은 지난해 팔로마 천문대에서 먼 우주에서 일어난 강력한 빛의 폭발을 관측했다. 태양 1조개에 맞먹는 엄청난 빛이었다. 위치는 앞서 LIGO가 초거대 블랙홀 J1249+3449에서 중력파를 검출한 곳이었다. 그레이엄 교수는 빛의 폭발이 블랙홀의 충돌로 발생했다고 99.9% 확신했다.
두 천체가 충돌하면서 시공간에 물결처럼 중력파가 발생하는 상상도.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한 현상으로 2016년 처음 관측됐다./LIGO
두 천체가 충돌하면서 시공간에 물결처럼 중력파가 발생하는 상상도.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한 현상으로 2016년 처음 관측됐다./LIGO

블랙홀이 주변의 먼지와 가스 등을 끌어당기면 이들이 고리 모양으로 회전하면서 빛나는 ‘강착원반(降着圓盤)’을 형성한다. 그레이엄 교수는 작은 블랙홀 두 개가 초거대 블랙홀의 강착원반에서 같이 회전하다가 충돌하면서 중력파를 발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중력파가 회전하던 주변 강착원반의 물질들에 일종에 제동을 걸면서 빛의 폭발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LIGO 연구진이 중력파를 검출한 초거대 블랙홀은 지름이 지구의 공전 궤도에 맞먹는다. 질량은 태양 1억 개를 합친 것과 같다. 그 안에서 충돌한 작은 두 블랙홀은 합쳐서 태양 질량 150배에 불과하다. 그레이엄 교수의 설명이 맞는다면 앞으로 크고 작은 블랙홀의 충돌을 중력파와 함께 가시광선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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