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둥이 다음은 IT전쟁… 인도 "중국산 틱톡·위챗 쓰지마!"

입력 2020.06.30 17:03 | 수정 2020.06.30 17:16

히말라야 서부 국경 지대 관할권을 놓고 대립해오던 인도와 중국의 싸움이 ‘IT(정보기술)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공격에 나선 쪽은 지난 15일 양국군의 유혈 사태로 군인 20여명이 사망한 인도다. 반중 정서가 고조되면서 중국산 가전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어나는가 하면, 인도 정부는 국가 보안을 이유로 틱톡 등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을 금지하는 사실상 보복성 조치를 내렸다. 인구 13억 5000만명으로 세계 최대 디지털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는 샤오미와 비보 등 중국 기업들이 휴대전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 IT 기업들은 “매출에는 큰 타격이 없다”며 표정 관리에 나섰지만, 모바일을 둘러싼 양국 간 신경전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중국앱, 인도 안보 침해”… 틱톡·위챗 등 59개 앱 사용 금지

인도의 반중 시위대가 22일(현지 시각) 뉴델리 거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과 중국산 제품을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통신
인도의 반중 시위대가 22일(현지 시각) 뉴델리 거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과 중국산 제품을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통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29일(이하 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중국의 앱들이 인도의 안보와 공공질서를 침해했기에 틱톡 등 중국산 앱 59개 사용을 금지한다”며 “(이러한 앱들이) 안드로이드와 iOS(애플 운영체제) 플랫폼에서 승인받지 않은 형태로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 서버로 무단 전송했다는 여러 불만이 제기됐다”고 발표했다.

‘틱톡’은 중국의 IT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도 내에서 1억2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8일 인도 콜카타 시민들이 중국산 제품 보이콧 항의 시위에 앞서 중국산 전자제품들을 부수고 있다. /AFP통신
지난 18일 인도 콜카타 시민들이 중국산 제품 보이콧 항의 시위에 앞서 중국산 전자제품들을 부수고 있다. /AFP통신


인도의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중국의 앱들이 인도의 국방 전력을 해하려는 활동에 사용될지 모른다는 의심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이뤄진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인도가 중국에 보복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 중 하나를 보여준다”고 했다.

틱톡 측은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틱톡은 인도 법률에 따라 모든 데이터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요건을 준수한다”며 “인도 사용자의 어떤 정보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를 포함해 외국 정부와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우리는 반중 아니에요”… ‘스마트폰 1위’ 샤오미, 간판 위에 ‘MADE IN INDIA’

'메이드 인 인디아' 천으로 덮어놓은 인도 뉴델리의 한 샤오미 매장 간판. /CNBC 홈페이지 캡처
'메이드 인 인디아' 천으로 덮어놓은 인도 뉴델리의 한 샤오미 매장 간판. /CNBC 홈페이지 캡처

인도에서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일면서, 샤오미(小米)와 화웨이 등 중국IT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미 CNBC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 측은 뉴델리 등 인도 대도시에 있는 매장 간판 위에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라고 쓰인 주황색 천을 덧씌웠다. 중국산 제품을 꺼리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이 인도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직원들에게 회사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도 입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샤오미는 저가형 스마트폰 등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2위 역시 1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비보’사다. 올해 1분기 인도에 수입된 3250만대의 스마트폰 중 76%가 중국산이다.

샤오미 측은 “반중 정서로 인해 사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진 않다”고 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매출이 떨어질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헀다.

인도 정부는 5세대 이동통신(5 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앞서 중국군과 인도군은 지난 15일 중국 서부 국경 분쟁 지역인 라다크 갈완(중국명 자러완)에서 몽둥이와 돌로 싸워 인도군 20여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후 인도 내에선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일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불태우는 등 인도 전역에서 반중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반중 시위대는 뉴델리·러크나우·아마다바드·암리차르 등 인도 전역에서 시 주석의 얼굴이 그려진 사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등을 불태우며 중국을 비난했다. 또한, 뭄바이에서는 주민들이 가정에 있는 중국산 전자제품을 모아 불태웠고, 수라트 주택가에선 중국산 TV를 집 밖으로 내던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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