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뒷조사' 혐의 남재준 전 국정원장, 2심도 무죄

입력 2020.06.30 15:34 | 수정 2020.06.30 15:36

남재준 전 국정원장
남재준 전 국정원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과 관련해 개인정보를 불법조회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윤종구)는 30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 전 원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에겐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문정욱 전 국정원 국장에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남 전 원장은 검찰이 ‘국정원 댓글공작 의혹 수사’를 벌이던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에 대한 첩보 보고를 받고 이를 검증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전 원장은 당시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는 보도를 접한 뒤,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에게 혼외자 관련 첩보를 검증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당시 보고서에는 채 전 총장 혼외 아들의 학교생활기록부, 가족관계등록부 등을 확인한 내용이 담겼다.

1심 재판부는 하급자인 서 전 2차장 등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남 전 원장이 이를 지시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에 공모했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남 전 원장이 서 전 차장에게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첩보를 검증하도록 명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보기 어렵고,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하기도 분명치 않다”며 “검증결과를 보고받았을 때 남 전 원장이 ‘쓸 데 없는 일을 했다’며 질책에 가까운 말을 한 것을 볼 때, 남 전 원장은 혼외자 첩보 자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도 서 전 차장 등 국정원 직원들이 했던 혼외자 불법 수집 등은 유죄라고 보면서도, 남 전 원장의 공모는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1심의 다양한 논거와 항소심 추가 논거를 봤을 때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날 재판부는 사전 설명 자료를 내 “사람은 선하게 태어나지만 그렇다고 항상 완전한 것은 아니다. 선함과 불안함이 공존할 수 있다. 불완전 자체가 항상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완전에 대한 권력 행사가 되는 경우가 있다. 사전에 법률로 구성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라며 “이 사건이 그런 경우”라는 언급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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