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는 "공수처법 개정" 원내수석은 "계획 없다"

입력 2020.06.30 13:52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이해찬 대표가 전날 내놓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론’에 대해 하루 만에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29일 당 회의에서 “만약 미래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반드시 신속하게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 했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 /이덕훈 기자
민주당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는 3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해찬 대표가 이야기한 ‘특단의 대책’이 공수처법을 바꾸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민주당은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공수처법을 개정하거나 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 당대표의 말을 원내수석부대표가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법률을 만들어놓고 단 한 번도 시행해보지 않고 개정한 예를 본 적이 없다”며 “공수처법을 시행하면서 그 속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개정을 논의할 수 있지만, 지금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개정을 얘기하는 것 자체는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반대에도 범여 군소 정당과 함께 공수처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한 뒤 본회의에서 통합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고 통과시켰다. 공수처는 정권 고위 인사를 수사·재판하는 검사·판사를 수사할 수 있는 기구이면서 대통령이 공수처장 임명권을 갖고, 직접 다루고자 하는 사건은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부터 무조건 가져올 수 있어 정권 지키기를 위한 ‘옥상옥(屋上屋) 사정기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이 때문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 7명 중 2명을 추천하게 돼 있는 통합당이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수처 출범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행 공수처법은 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처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고, 처장이 있어야 차장·검사·수사관 등 구성원을 임명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29일 공수처법을 고쳐서라도 통합당의 저지를 무력화하고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여야가 2명씩 추천하게 돼 있는 현재의 공수처법 조항에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국회 교섭단체 의석(279석)의 63%인 176석을 갖고 있는 만큼, 민주당과 통합당 몫 추천위원의 비율이 같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뉴시스
민주당 원내 지도부의 ‘진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공수처법에 손을 대자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통합당은 오로지 야당만의 추천에 의한 공수처장 주장에다 공수처법 위헌 확인 헌법소원 제기까지 했다. 당연히 오는 7월 15일 출범해야 할 공수처 설치에 야당이 협조할 리 만무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어서 “이 대표께서 말씀한 공수처법 개정도 포함해, 공수처가 제때 제대로 출범하게 할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미 현행 공수처법을 사실상 변경하는 내용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운영 규칙안’을 발의한 상태다. 공수처법에는 처장 후보 추천위 구성을 언제까지 하라는 조항이 없지만, 이 규칙안은 각 당이 추천위원을 지명하는 시한을 민주당 출신인 국회의장이 임의로 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시한을 넘겼는데도 추천위원을 지명하지 않은 당이 있으면, 국회의장은 그 당의 추천위원 몫을 빼앗아 다른 당에 줄 수 있다. 이 규칙안은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효력을 갖게 되는데, 민주당은 국회운영위를 비롯한 모든 상임위에서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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