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는 고민정, 출연자도 與의원… 지상파 라디오서 '주거니 받거니'

입력 2020.06.30 10:21 | 수정 2020.06.30 14:23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독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0일 모든 책임을 야당 탓으로 돌렸다. 지상파 라디오에 출연해서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들을 직접 진행하면서 또는 친여 인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사실상 자문자답(自問自答)을 하면서 민주당 입장을 일방적으로 설파했다.

민주당 의원 둘이 주거니받거니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진성준 의원. /고민정·진성준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진성준 의원. /고민정·진성준 의원 페이스북
이날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진행자를 맡고,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이 출연자로 나와 주거니받거니 민주당 입장을 내세우는 일이 벌어졌다. 평소 진행을 맡은 김현정 앵커가 휴가를 갔다는 이유에서였다.

고 의원은 “여야의 원 구성 협상, 끝까지 협상이 되기를 굉장히 기다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렬이 됐다. 18개 상임위원장, 민주당이 모두 선출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게 됐다”며 “원 구성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을 들어보겠다”고 시작했다.

진 의원은 전날 통합당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가(假)합의안’에 대해 “우리 민주당이 너무 양보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의 합의안이었다)”며 “이렇게 양보한 안조차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것은 민주당이 그저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라고 하는 얘기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진 의원은 또 “(가합의안마저) 거부하면서 국회를 파행 속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이것은 통합당이 너무 많이 얻으려다가 오히려 다 잃고 만 경우”라고 책임을 통합당에 돌렸다. 고 의원은 “21대 국회만큼은 좀 다른 모습을 보기를 국민들께서 간절히 염원하셨을 텐데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전날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에 대해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를 일방 운영하고 있다’ ‘의회 독재가 시작된 슬픈 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정치적 프레임 씌우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야당과 타협을 위해서 다섯 번씩이나 본회의 개최일자를 연기해가면서 계속 타협을 모색해왔다. 기다릴 만큼 기다리고 또 참을 만큼 참고 양보할 만큼 양보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왔다”고 했다.

진 의원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많은 의석을 얻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에 통합당이 좀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며 “177석이라고 하는 큰 의석을 왜 집권여당에게 몰아줬겠는가, 그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겠는가라는 걸 통합당이 한번 돌아봐야 된다”고 했다. “20대 국회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의회 행태가 계속될 때 통합당은 회생할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고 의원이 “득표율로 보면 (민주당) 49.9%대 (통합당) 41.2%로 통합당 지지자들도 상당히 많았던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의원 숫자만 갖고 보는 것은 너무 과한 것 아닌가 하는 얘기들도 있다”고 하자 진 의원은 “그렇게 실제 정당이 받은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이 구성되지 못하기 때문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며 “(선거법 개정에 반대한) 통합당의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진 의원은 또 “의견이 다른 정당들이 모여서 서로 타협을 추구하다가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면 결국 다수결에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의 일반 원리”라고도 했다. 여야가 협상을 하다가 안 되면 1석이라도 의석이 더 많은 당이 다수결에 따라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이 옳다는 의미다.

친여 배우와 민주당 최고위원이 주거니받거니

배우 김의성씨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김의성 인스타그램·박광온 의원 페이스북
배우 김의성씨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김의성 인스타그램·박광온 의원 페이스북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이날 친여 성향으로 알려진 배우 김의성씨가 일일 진행자로 나섰다. 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과의 인터뷰가 시작되자 김씨는 전날 민주당과 통합당 간의 ‘가합의안’에 대해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양보를 한 것 아니냐”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우리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요구였는데, 그것을 일부 받아들인 것은 그래도 원 구성을 야당과 함께 하겠다는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다시 “국민 입장에서, 또는 민주당 지지자 입장에서는 만약에 합의가 됐더라면 좀 분노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통합당에서는 이미 민주당이 1당 독재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박 최고위원은 “대단히 부당하죠, 국민들이 만들어준 의석 구조거든요”라며 총선 결과를 내세웠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그분들이 독재가 뭔지 알고 하는 말이겠느냐. 독재는 과거 자신들의 조상 정당들이 했던 것들”이라며 “우리 당은 가장 민주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서 “민주적이라는 것은 국민 뜻대로 저희들이 국회를 운영하겠다, 그러니 야당도 이에 협조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 뜻이 민주당의 뜻이니 민주당 뜻대로 국회를 운영하는 것이 ‘민주적’인 것이고, 야당은 여기에 협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작 민주화 이후 지난 32년간 국회 교섭단체들이 의석 비율대로 상임위원장을 나눠가진 것에 대해선 박 최고위원은 “국회 원 구성을 협상 대상으로 삼고 과거의 관행을 들고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들의 민주적 시민의식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는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이 나왔다. 박 최고위원은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독재를 하는 것 아니냐,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저희들이 다섯 차례 정도 통합당과 합의 또는 가합의를 했다”며 “그때마다 통합당이 요구했던 내용을 많이 반영했는데 계속해서 통합당이 거부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산적한 국회 현안을 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저희들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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