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유상철 "인천 구할 것"… 팬들도 말렸다

조선일보
입력 2020.06.30 05:00

강등위기에 사령탑 복귀 의사 밝혀… 구단 "아직은 치료에 전념해야"

췌장암 투병 중인 프로축구 K리그1 유상철(49) 인천 명예감독이 현재 공석(空席)인 사령탑 복귀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인천 구단은 고민 끝에 유 감독의 현역 복귀 논의를 백지화했다. 그의 건강을 염려해서다.

인천은 29일 "유 명예감독이 최근 구단 수뇌부와 만나 현장 복귀 의사를 강력하게 밝혀 차기 감독 후보로 고려했으나, 아직은 치료에 전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논의를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유상철 인천 전 감독이 작년 5월 28일 제주 원정에서 2대1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작년 5월 부임한 유 감독은 그해 10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도 그라운드를 지켰다.
유상철 인천 전 감독이 작년 5월 28일 제주 원정에서 2대1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작년 5월 부임한 유 감독은 그해 10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도 그라운드를 지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유상철 감독은 현역 은퇴 후 대전, 울산대, 전남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인천 사령탑을 맡았다. 계약 기간은 1년 6개월이었다. 그가 부임할 당시 인천은 9경기 연속 승리 없이(2무 7패) 부진하며 최하위(12위)에 머물러 있었다.

유상철은 지휘봉을 잡은 지 5개월 만에 팀을 10위까지 끌어올렸으나, 10월 20일 황달 증세로 입원했고,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그는 11월 19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암 투병 사실을 알렸다. 인천은 그달 30일 경남과 0대0으로 비기며 10위 자리를 굳히고서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유상철은 지난해 12월 28일 건강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고, 1월 명예감독으로 선임됐다.

인천에서의 유상철 감독 정리표

유 감독은 코로나 여파 속에서도 지난 25일까지 13차례 항암치료를 받았다. 주치의로부터 "대외 활동도 가능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치료받으면서도 전지훈련과 연습장, 경기장을 찾으며 팀을 지켜봤던 유 감독은 지난 28일 임완섭 감독이 팀 역대 최다인 7연패 늪에 빠진 상황에서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자 팀 고위층에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배인성 인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유 명예감독이 팀 위기를 몹시 걱정하고 있으며, 직접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가 매우 확고했다"고 전했다. 현재 인천은 2무7패(승점 2)로 K리그1 12팀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이기지 못하며 꼴찌에 머물러 있다. 11위인 부산(승점 8)과도 승점 차이가 크다.

하지만 그의 건강을 염려한 팬들은 트위터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차라리 강등당했으면 당했지 완치되지도 않은 감독님(유상철)을 부르면 안 된다" "프로야구에선 건강하던 감독마저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일이 최근 있었다. 감독님이 원해도 구단에서 말려야 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실제로 지난 25일엔 프로야구 SK 염경엽(52) 감독이 두산과의 홈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갑자기 쓰러져 현재 입원치료 중이다. 그는 검진 결과 불충분한 식사와 수면,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심신이 쇠약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SK는 7연패를 당하며 리그 9위까지 추락한 상황이었다.

인천은 29일 고민 끝에 당분간 임중용 수석코치에게 감독 역할을 맡기고, 새 사령탑 후보를 물색하기로 했다. 대신 유 감독은 신임 감독 선임 때까지 팀에 조언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인천 구단주인 박남춘 인천시장은 "유 명예감독의 팀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은 잘 알지만, 무엇보다 건강을 되찾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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