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기념식 그 비행기, 유해 싣고온게 아니었어?"

조선일보
입력 2020.06.30 01:33

靑탁현민이 관여한 6·25 70년 기념식 잇단 구설수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정부가 1시간 넘게 진행했던 기념행사가 각종 구설에 휩싸이고 있다. 기념식 말미에 각군 총장이 직접 부르는 형식으로 육·해·공, 해병대가가 연주됐는데 육군가와 해병대가는 방송에 엉뚱한 가사가 자막으로 나갔다.

정부는 6·25전쟁 당시 숨진 국군 147구의 유해를 운구한 '공중급유기'에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고 밝혔지만, 실제론 다른 공중급유기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념식에서 연주된 애국가의 도입부가 북한 국가와 유사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청와대 복귀 후 관여한 첫 대규모 행사를 두고 잡음이 커지면서 탁 비서관의 연출·기획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연주된 육군가와 해병대가의 방송 자막이 잘못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행사를 주관한 기획사가 실수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육군가는 지난 2014년 가사가 일부 바뀌었는데, 이번 행사에는 개사 전 가사가 자막으로 나갔다.

서울공항 행사장, 비행기에서 내려지는 유해들 지난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국군 참전용사 유해 147구를 봉환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군 참전용사들의 유해는 사실 다른 비행기로 미국에서 송환된 후 사진 속 비행기로 옮겨진 뒤 이날 행사가 진행됐다.
서울공항 행사장, 비행기에서 내려지는 유해들 - 지난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국군 참전용사 유해 147구를 봉환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군 참전용사들의 유해는 사실 다른 비행기로 미국에서 송환된 후 사진 속 비행기로 옮겨진 뒤 이날 행사가 진행됐다. /연합뉴스

해병대가는 아예 엉뚱한 노래의 가사가 방송을 탔다. 해병대는 '나가자 해병대'라는 군가를 공식 해병대가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자막에는 다른 군가인 '해병대의 노래'가 나갔다. 이에 대해 행사를 주관한 국가보훈처는 "대행사 측에서 중계 방송사인 SBS에 군가 자막 파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70년 만에 미국을 거쳐 송환된 147구의 참전용사 유해를 봉환하는 퍼포먼스도 구설에 올랐다. 정부는 "개식 행사로 진행된 미디어 파사드는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추모하고 마침내 조국으로 돌아온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내용의 영상을 유해를 모셔온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 동체에 직접 상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사용된 공중급유기는 유해를 송환한 급유기가 아니라 공군이 보유한 동일 기종의 다른 항공기였다.

정부는 이날 공중급유기에 미디어 파사드를 구현한 뒤 유해를 기체에서 가지고 나오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참전용사의 유해를 실제 운구에 쓰인 공중급유기에서 꺼내 행사를 위해 대기 중이던 다른 공중급유기에 넣어뒀던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방역 문제 때문에 유해를 모시고 온 기체를 행사에 사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군에서는 "쇼를 위해 참전 용사의 유해를 이렇게 다뤄도 되는 것이냐"는 얘기가 나왔다.

인터넷에선 기념식에 연주된 애국가의 도입부가 북한 국가와 일부 비슷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행사를 주관한 보훈처와 편곡을 맡은 KBS 교향악단은 "교향악 등에서 자주 반복돼온 음형"이라며 북한 국가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탁현민 비서관이 지난달 청와대에 돌아온 뒤 크고 작은 문제가 잇따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6일 현충일 행사에서는 천안함·연평도 관련 유족과 생존 장병을 초대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번 6·25 70주년 행사 역시 "참전 용사들을 위해 저녁 시간대에 행사를 한다"고 했지만, 미디어 파사드 등 퍼포먼스적 요소에만 신경 쓰다가 정작 군가 등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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