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준 돈" 폭로… 日 검찰, 총리도 수사하나

입력 2020.06.27 03:00

아베 최측근인 前법무상 부부 '선거 자금 살포' 수사 중 아베도 연루됐다는 의혹 나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측근 의원(議員) 부부가 선거 자금을 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아베 총리도 수사 선상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시 그 돈을 받았다는 한 지방의원이 "아베 총리가 주는 돈"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최근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중의원 의원) 전 법무상과 그의 아내인 가와이 안리(河井案里) 참의원 의원을 구속했다.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직전에 아내 안리씨가 출마할 예정이었던 히로시마현의 지방의원 등 100여 명에게 2600만엔(약 2억9162만원)을 뿌린 혐의다.

당시 아베가 총재를 맡고 있는 자민당이 가와이 안리에게 다른 후보들보다 10배 많은 1억5000만엔을 선거 자금으로 지원한 것이 드러나 이에 대한 수사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그런 상황에서 히로시마현 지방의원이 25일 안리씨 사무실에서 남편 가와이 전 법무상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 "아베 총리가 주는 돈"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후추초(府中町)의회의 시게마사 히데코(繁政秀子) 의원이 지난해 가와이 전 법무상이 30만엔을 주면서 "아베 총리가 주는 겁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당시 총리 이름이 나와서 거절하지 못한 채 돈을 받았고 지금껏 쓰지 않았다고 했다.

가와이 부부는 다른 이들에게도 금품을 살포하며 아베를 거론했을 가능성이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지금까지는 가와이 부부가 공직선거법을 위반, 돈을 불법적으로 살포한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아베 이름이 거론된 이상 그가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9 선(選)인 가와이 전 법무상은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지난해 9월 입각했다. 그전에는 아베가 그를 자민당 총재 외교 특보에 임명할 정도로 신뢰하는 인물이다. 아베는 지난해 선거 당시 히로시마를 직접 방문해 '가와이 안리'를 수차례 연호해가며 열성적으로 지원 유세를 펼쳤다. 아베의 다른 측근들도 히로시마에 머물다시피 하며 선거운동을 도왔다. 이 때문에 거액이 가와이 부부에게 내려간 배경에는 아베의 특별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의 내기 마작 사건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더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베가 편법으로 정년을 연장해 검사총장(검찰총장)에 임명하려 했던 구로카와는 코로나 긴급사태 중 밤을 새워가며 내기 마작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사임했다. 이 사건으로 검찰은 거센 비난을 받았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아베 정권과 관련된 사건을 더욱 깊이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폭로가 "들었다"는 수준이고, 직접적인 증거도 없어 검찰이 아베를 직접 겨누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검찰이 자국 총리를 상대로 칼을 빼들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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