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시베리아, 한반도 최악의 폭염 오나

조선일보
입력 2020.06.26 03:01 | 수정 2020.07.03 16:47

올해 따뜻했던 겨울의 여파로 일사량 많아지며 기온 급상승

기상청이 올여름엔 작년보다 고온 다습할 것으로 내다본 가운데 시베리아에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예상보다도 심각한 폭염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의 올여름 폭염 일수가 20~25일로 평년(9.8일)의 2배 이상이고, 작년보다는 7일쯤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펄펄 끓는 시베리아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 시베리아의 극동지역 야쿠티아 공화국 베르호얀스크 마을의 최고기온이 20일 38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기상 당국에 따르면 이는 이 지역에서 1885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 기록이다. 이 마을은 겨울 최저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정도로 추위로 유명한 곳이다. 통상 6월 평균 최고기온은 20도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 외에도 6월 평균기온이 0도에 불과한 니즈나야 페샤의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등 시베리아 곳곳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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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관측 135년만에 가장 뜨거운 시베리아] 5월 기준 10년간 평균 기온과 올해 기온 비교 - 지난 5월 기준 지구 표면의 온도 현황을 표현한 지도. 2001~2010년 해당 지역의 같은 달의 평균 기온과 5월 현재 온도를 비교한 자료다. 빨간색이 짙어질수록 현재 기온이 평균 기온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고, 파란색이 짙어질수록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은 가장 짙은 붉은색으로 표시되어있는데, 이는 평년 기온보다 12도쯤 높다는 의미다. /미항공우주국(NASA) 지구 관측(NEO) 홈페이지 캡처
전문가들은 이번 시베리아의 이상 고온 현상이 따뜻했던 지난겨울의 여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난겨울 북극 진동이 강하게 유지되면서 북극의 한기가 극지방에 갇히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북극진동(arctic oscilla tion)이란 북극에 있는 찬 공기의 극 소용돌이가 수십 일 또는 수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그는 이어 "극지방 한기가 고위도 지역으로 번지지 않아 열대의 따뜻한 기류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위도로 올라왔고, 시베리아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고 했다. 겨울철부터 이어진 높은 기온이 일사량이 많아지는 6월이 되면서 급격히 치솟았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높아진 기온 탓에 산불이 잇따라 일어난 것 등이 문제였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 연방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사하공화국의 산림지역에서 8건, 부랴티야 공화국 7건, 마가단주 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NASA가 위성으로 촬영한 시베리아 지역의 모습.
NASA가 위성으로 촬영한 시베리아 지역의 모습. 뿌옇게 보이는 것이 산불로 인한 연기다. /미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캡처
◇"올해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 될 것"

미국 해양기상청(NOAA)은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평균기온이 1880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둘째로 높았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5월 한 달 평균기온만 따지면 20세기 평균 기온 대비 0.95도가 높아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던 2016년과 같았다. 올여름도 더위가 계속되면 2016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높은 기온을 기록하게 돼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되는 것이다. NOAA는 지난 5월 올여름이 역대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확률이 74.7%에 달한다고 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역대 가장 더운 해를 2016년, 2위를 2019년으로 보는데, 올해는 2019년보다도 더울 것이라는 전망을 하였다.

◇우리는 2018년보다 더운 해 될까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이 가장 더운 해였다. 당시 전국의 폭염 일수가 31.5일로 폭염 일수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3년 이래 46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18년 8월 1일엔 강원도 홍천의 수은주가 섭씨 41도까지 치솟아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1942년 8월 대구의 기록(40도)을 넘어섰다.

올해는 이보다 더 더운 해가 될까.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시베리아에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 몽골지역에까지 강하고 뜨거운 고기압이 발달하게 되고, 대기가 정체된다"며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 비가 덜 오게 돼 지열(地熱)이 잘 식지 않고, 일사(日射)도 강해지게 되므로 뜨거운 여름이 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여름이 덥더라도 역대급 폭염이 올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했다.

실제 지구가 가장 뜨거웠던 2016년 우리나라 폭염 일수는 22.4일로 역대 3위였다. 지구 평균과 국내 폭염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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