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사원장 불러놓고 최대 현안 '월성 1호기'는 한마디도 못한 與

조선일보
입력 2020.06.26 03:22

민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감사원 업무보고가 있었다. 지금 감사원의 최대 현안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다. 이를 모르는 민주당 의원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월성 1호기 감사에 대해선 단 한마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까지 재판이 끝났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물증이 있는 한명숙 사건에 대해선 마치 수사와 재판이 왜곡된 듯이 무리한 주장을 쏟아냈었다. 만약 월성 1호기를 조기에 폐쇄한 정권의 결정에 조금이라도 변호할 구석이 있었으면 감사원장에게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라고 큰 압력을 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대신 감사원장에게 "검찰에 대한 감사를 왜 주저하느냐"고 엉뚱하게 검찰을 공격하는 질의만 했다.

월성 1호기 감사는 예정대로라면 올 2월 종료돼 국회에 보고됐어야 했다. 그런데 별 이유 없이 감사 기한이 두 차례 연장되고, 총선 직전 열린 감사원 회의에서 결정이 세 차례 보류되고, 원장이 감사원 직원들에게 "외부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이라고 개탄하며 감사팀장을 교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감사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월성 1호기 감사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게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여당 의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닫았다. 이 자체가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이 조작된 근거로 내려졌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월성 1호기는 7000억원을 들여 새 원전처럼 보수한 것이다. 이 원전을 정권이 갑자기 폐쇄해버렸다. 처음에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니 근거가 궁하자 갑자기 경제성이 없다고 한다. 그 경제성 평가는 원전 가동률이 상식 이하로 떨어진 수준을 전제하고 진행됐다. 그마저도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오자 아예 결정 근거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대놓고 폐쇄를 강행했다.

작년 국회는 정부 탈원전 정책의 위법성에 대한 감사도 요청했다. 감사원은 이 국민 공익감사 청구를 작년 9월 수용했다. 그래놓고 지금까지 묵혀왔다. 최근에서야 감사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많은 곡절과 정권의 압력이 있겠지만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무모한 탈원전의 전모가 언젠가는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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