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번 당해봐야 얼마나 기분 더러운지 알 것"

조선일보
입력 2020.06.22 03:25

[남북 긴장 고조] 노동신문, 對南전단 살포 준비 기사와 사진들 공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대남(對南) 전단을 공개하며 비무장지대(DMZ)에서 대규모 전단 살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전단 살포 중단을 촉구했지만, 북한은 삐라 살포 계획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북한이 내부 불만을 남쪽으로 돌리기 위해 '삐라 공세'를 펴면서 군사적 긴장을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20일 문재인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대남 전단 더미 위에 담배꽁초와 담뱃재, 머리카락 등 쓰레기를 뿌린 사진 등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컵을 들고 무엇인가를 마시는 듯한 전단 사진엔 "다 잡수셨네… 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넣었다. 노동신문은 "한번 당해봐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격노한 민심에 따라 각지에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20일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 얼굴 사진이 들어간 대남 전단을 제작하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북한은 20일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 얼굴 사진이 들어간 대남 전단을 제작하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북은 "한번 당해봐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대남 삐라(전단) 살포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1일엔 '우리의 징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금 각급 대학의 청년학생들이 해당한 절차에 따라 북남 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의 삐라(전단) 살포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0일 북한 강원도 철원군 청년동맹위원회 부위원장이 접경 지역에서 대남 전단 살포 의지를 밝히는 인터뷰를 공개했다. 바람이 남쪽으로 불면 북 당국이 학생·주민들을 동원해 대규모 전단 살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2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남 전단 살포)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가 없다"며 "전체 인민의 의사에 따라 계획되고 있는 대남 보복 전단 살포 투쟁은 그 어떤 합의나 원칙에 구속되거나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재삼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북한은 또 남북 관계 파탄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며 대남 비방전을 이어갔다. 노동신문은 이날 '파렴치한 책임회피 수법은 통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해설에서 "누구보다 자기의 책임을 무겁게 통감해야 할 당사자가 바로 남조선 당국"이라며 "청와대의 안전보장회의라는 데서는 '강한 유감'이니, '사태의 책임'이니 하는 온당치 못한 소리들이 울려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의 파렴치한 망동은 우리에게 절대로 통하지 않으며 적은 역시 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했다.

북한의 대남 강경 행동이 실제 군사적 도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1일 "남조선 군부는 공연히 화를 자청하지 말고 북남 관계를 파국에로 몰아간 죄과에 대해 통감하면서 찍소리 말고 제 소굴에 박혀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의 철추는 비열한 반공화국 모략 보도에 앞장서온 남조선 보수 언론사와 악질 보수 매문가들도 절대로 예외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군은 DMZ에 계속 병력을 투입해 무장화 작업을 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DMZ에서 수풀을 제거하고 진입로를 보수·개척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은 대남 전단 살포에 이어 김여정이 언급한 금강산·개성공단 폐쇄와 DMZ와 NLL에서 각종 군사 도발의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