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물리적 거리 두기'란 용어로 바꿔야

조선일보
  • 유홍준 한국사회학회 회장·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입력 2020.06.17 03:10

유홍준 한국사회학회 회장·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유홍준 한국사회학회 회장·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 '생활 속 거리 두기'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용어의 뜻을 살펴보면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사회적 존재'인 사람은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게 되면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감염의학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개인 또는 집단 간 접촉을 최소화해서 감염병 전파를 감소시키는 통제전략'이다. 확진자 격리, 통행금지, 접촉자 격리, 자가(自家) 체류 권고, 집단시설 출입 제한 등이 시행된다. '물리적 거리 두기(physical distancing)' '안전한 거리 두기(safe distancing)'도 비슷한 용어다. 방역학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모든 사람이 외부와의 접촉, 즉 학교·직장·사회활동을 대폭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검증된 사람만 접촉하고 검증된 공간만 활용하고 안전에 최우선을 두는 것이다. 이는 자가 격리처럼 신체에 대한 규율과 통제로 나타나기 때문에, 스트레스·불안·우울감 등 심리적 패닉 상태를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코로나 블루' 현상이다. 사회적·심리적 존재인 사람은 관계 맺기와 '더불어'의 온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WHO도 '사회적 거리 두기' 대신 '물리적 거리 두기'라는 용어를 권고한다.

요즘 사용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는 다른 사람들과 2m 정도 간격을 두고 상호작용하라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기피하거나 거부하라는 게 아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존재라는 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이를 '고강도 물리적 거리 두기'로 바꾸고, '생활 속 거리 두기'는 '생활 속 조심하기'로 바꿔 쓸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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