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 못지 않은 '집관' 시대…첨단기술이 이끈다

입력 2020.06.10 05:59

5G 기반 통신사 OTT 현장감 넘치는 중계
네이버·엔씨·카카오 야구중계도 '와글와글'
대놓고 편파중계 콘텐츠도 인기

SK텔레콤의 5G 기반 멀티뷰 야구 중계 서비스
SK텔레콤의 5G 기반 멀티뷰 야구 중계 서비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팬인 박승연(32)씨는 경기가 있는 날마다 LG유플러스의 야구 중계 앱(모바일 응용프로그램) ‘U+프로야구’에 접속해 ‘가상 예매’를 한다. 실제 야구 경기장처럼 총 2만석이 준비된 가상 구장에 자리를 선택하고 예매 버튼을 누르면, 무료로 해당 좌석을 두산의 대표색인 남색으로 바꿀 수 있다. 박씨는 “야구 ‘직관(직접 관람)’을 못 하는 아쉬움을 이렇게 달래고 있다”고 했다.

LG트윈스의 팬인 장모(32)씨도 직접 야구 관람을 가는 대신,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인공지능(AI) 야구 정보 앱 ‘페이지’에 올라오는 영상을 즐겨 본다.

이 앱의 챗봇에 “오늘 SK 역적(실책이 많은 선수)은 누구야?”라고 물어보면 “후… 개인적으로는 어제 경기에서 핀토 선수가 아쉬웠어요”라고 답해준다. 장씨는 “‘홈런 보여줘’ ‘삼진 모아줘’라고 하면 관련 영상만 모아 보여준다”며 “신통한 앱”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장기화로 정규 스포츠 리그가 무관중으로 열리자 온라인 서비스를 통한 ‘집관(집에서 관람)’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아프리카TV 등 인터넷 업체부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까지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와 ‘랜선 응원’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용자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IT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를 보여주는 ‘멀티뷰’나 실시간 응원 채팅 등 온라인이니까 가능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려 한다”며 “사용자 록인(lock-in·묶어둠)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야구팬들 유혹하는 ‘집관’ 서비스

카카오톡의 ‘프로야구봇’ 계정은 프로야구 개막 한 달 만에 구독 친구 수가 30% 이상 급증하며 13만6000명을 넘어섰다.

카카오톡에서 이 계정을 구독하면 경기 실시간 중계 영상이 전달되고, 실시간 채팅창에서 팬들과 함께 응원할 수 있다. 카카오는 “같은 기간 카카오TV로 프로야구 생중계를 재생한 횟수는 5월 한 달 동안 2700만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도전에 프로야구 동영상 서비스 1위 업체 네이버는 ‘구단별 전용 라이브 채널’ 서비스로 수성(守城)’에 나섰다. 현재 엔씨·롯데·두산·SK가 서비스되고 있다. 팬들은 이 채널에서 같은 팀 팬들과 함께 응원을 할 수 있고, 구단 치어리더와 채팅을 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의 'U+프로야구'의 가상예매 서비스에서 팬들이 좌석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색깔로 바꿔놓은 모습. LG유플러스에 따르면 1차 가상예매에서 가장 많은 좌석수를 차지한 것은 LG트윈스 팬들이었다./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U+프로야구'의 가상예매 서비스에서 팬들이 좌석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색깔로 바꿔놓은 모습. LG유플러스에 따르면 1차 가상예매에서 가장 많은 좌석수를 차지한 것은 LG트윈스 팬들이었다./LG유플러스

SK텔레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통해 ‘5GX 직관야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청자가 최대 열두 시점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 중계 화면 외에도 전광판, 투수·타자 클로즈업 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지난달에는 AR(증강현실) 앱인 ‘점프AR’에 프로야구 여섯 구단 유니폼을 착용한 동물 캐릭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KT 역시 OTT 서비스 ‘시즌’에서 최대 다섯 경기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즌 전체 이용자 중 프로야구 시청자 비율은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가상 티케팅과 같은 이색 응원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이용자층을 늘리고 있다. 5월 말 기준 LG유플러스 U+프로야구 앱의 순이용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늘어났다.

◇프로축구도 ‘랜선 응원’

온라인 동영상 업체 아프리카TV는 프로축구 중계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유명 BJ(인터넷 방송인)가 많은 아프리카TV는 ‘편파 중계’를 내세운다.

시원한 입담을 자랑하는 BJ가 팬들 입장에서 편파 해설을 하며 재미를 돋운다는 것이다. 아프리카TV는 지난달 27일 K리그2(2부 리그) 소속팀인 경남도민프로축구단(경남FC)와 공식 미디어 파트너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구단 편파 중계 방송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해외에서도 무관중 경기로 개막한 스포츠 리그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라리가 사무국은 8일 “노르웨이의 3D 영상 업체 비즈아츠와 협업해 실시간 중계 영상에서 썰렁한 관중석을 가상 관중으로 채우고, FIFA 게임 시리즈에 사용되고 있는 경기장 20곳의 응원 및 현장 음향을 입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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