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 보기 어려울수록 팬들 입에 더 오르내리는 남자

입력 2020.06.07 07:45

한화의 특급 마무리 정우람,
올 시즌 팀 사정으로 보기 어려워
팬들은 트레이드를 놓고 갑론을박

6일 NC에 2대14로 지면서 13연패를 기록한 최하위 한화는 각종 기록에서 부진이 드러난다. 팀 타율은 0.239로 가장 낮고, 팀 득점도 98점으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점을 넘지 못했다. 출루율(0.301), 장타율(0.339), 홈런(19개), 볼넷(75개) 등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투수 쪽도 마찬가지다.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6점대(6.00)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67,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5.43으로 역시 꼴찌다.

시즌 초반 잠깐 ‘선발 야구’를 했지만 이마저도 무너지며 현재 선발 평균자책점이 5.57로 가장 높다. 구원 쪽 평균자책점도 6.60으로 KT(7.58), 두산(6.87)에 이어 세 번째로 나쁘다.

정우람이 역투하는 모습. /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정우람이 역투하는 모습. /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상황이 이러니 리드를 잡고 그 점수를 지키는 경기가 거의 없다. 그래서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정우람(35)은 좀처럼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우람은 6일 2-8로 뒤진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세이브를 올릴 상황이 아니어서인지 집중력이 떨어져 보였다. 정우람은 김태군(2루타), 김태진(3루타), 강진성(몸에 맞는 공), 알테어(1루타)에게 연속으로 진루를 허용했다. 노진혁을 삼진으로 잡은 뒤에야 윤대경으로 교체됐다.

올 시즌 1실점이 전부였던 정우람은 이날만 4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6.75로 치솟았다. 그런데 마무리 투수라곤 믿을 수 없는 등판 간격을 생각하면 투구 리듬을 쉽게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우람의 최근 4경기 등판을 보면 투구 수 관리를 철저히 받는 선발 투수보다 오히려 덜 마운드에 오른다.

5월 15일 롯데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세이브
(6일 휴식)
5월 22일 NC전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세이브
(8일 휴식)
5월 31일 SK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5일 휴식)
6월 6일 NC전 0.1이닝 3피안타 4실점

정우람이 올 시즌 등판한 경기는 모두 7경기. 한화가 소화한 29경기 중 24%만 등판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38~40%의 출전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개점 휴업’ 수준이다. 지난달 22일 NC전 세이브 이후엔 세이브를 올릴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마운드에선 자주 볼 순 없지만 요즘 야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이름 중 하나가 정우람이다. 한화가 최근 팀 사정으로 정우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팬들 사이에선 트레이드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화 일부 팬들은 이렇게 쓰지 못할 바에야 정우람을 주고 선발 쪽이나 타선을 보강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해 ‘윈 나우’를 외치며 우승을 꿈꾸는 상위권 팀의 일부 팬들도 정우람 트레이드를 언급하고 있다. 뒷문이 불안한 팀일수록 ‘대권 도전’을 위해 정우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실제 개막 전부터 불펜이 약점으로 꼽힌 선두 NC는 올 시즌 블론세이브가 다섯 차례나 나왔다. 2위 두산은 구원 평균자책점이 6.87로 두 번째로 높다. 3위 LG는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이며, 4위 키움 역시 이번 시즌 블론세이브가 5개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가 현실이 되기 위해선 정우람을 받는 팀도 즉시전력감에 유망주를 얹어주는 등 제법 큰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수년간 팀의 마무리로 활약한 정우람을 보내는 것에 반발하는 한화 팬들도 많다. 한 해 농사는 물론 팀의 미래까지 영향을 주는 대형 트레이드라 팬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우람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구원 투수다. SK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2008년과 2010년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8년엔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한화를 ‘가을 야구’로 이끌었다.

혹사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10시즌 연속 50경기 이상 출장한 고무팔 투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팀 성적이 곤두박질 치며 그 기록도 끊길 위기에 처했다. 이래저래 한화의 복잡한 상황에 맞물려 마운드에서 보기 어려울수록 더 관심을 모으는 정우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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