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에 발끈한 김여정 "난 못본체 하는 놈이 더 밉더라"

입력 2020.06.04 06:12 | 수정 2020.06.04 10:50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개성공단 완전 철거도 각오하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탈북민의 대북전단(삐라) 살포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은 4일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다.

그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선의와 적의는 융합될 수 없으며 화합과 대결은 양립될 수 없다"며 "기대가 절망으로, 희망이 물거품으로 바뀌는 세상을 한두 번만 보지 않았을 테니 최악의 사태를 마주 하고 싶지 않다면 제 할 일을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 명의의 담화가 나온 것은 올해 3월 3일과 같은 달 22일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두번의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렸지만, 이번에는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게재됐다. 북한이 전단살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할 법을 만들거나 단속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자들이 북남합의를 진정으로 귀중히 여기고 철저히 리행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에게 객적은 호응 나발을 불어대기 전에 제 집안 오물들부터 똑바로 줴버리고 청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나는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라며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에 앞서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도록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탈북민에 대해서는 "글자나 겨우 뜯어볼가말가하는 바보들이 개념 없이 '핵 문제'를 논하자고 접어드니 서당개가 풍월을 짖었다는 격"이라며 '쓰레기', '똥개' 등 거친 표현으로 비난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31일 김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대북 전단 50만장 등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31일 김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대북 전단 50만장 등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이번 담화에서는 지난달 31일 이뤄진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당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대북전단에는 '7기 4차 당 중앙군사위에서 새 전략 핵무기로 충격적 행동하겠다는 위선자 김정은'이라는 문구 등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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