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이대성·장재석 "친구야, 꼭 챔프전에서 만나자"

  • 뉴시스
입력 2020.05.24 12:28


                'FA 최대어' 장재석-이대성
'FA 최대어' 장재석-이대성
프로농구 자유계약(FA) 최대어 이대성(30·190㎝)과 장재석(29·203㎝)이 각각 새롭게 고양 오리온, 울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는다.

이대성은 계약기간 3년에 첫 시즌 보수총액 5억5000만원(연봉 4억원·인센티브 1억5000만원), 장재석은 5년에 첫 시즌 보수총액 5억2000만원(연봉 3억7000만원·인센티브 1억5000만원) 계약을 맺었다.

둘은 중앙대 09학번 동기로 단짝이다. 부인 다음으로 많이 통화하는 사이다.

장재석은 2013~2014시즌 트레이드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다. 이대성은 2013~2014시즌 데뷔해 지난 시즌 도중 전주 KCC로 이적하기 전까지 줄곧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다.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현대모비스 색깔이 짙다.나란히 "기회가 되면 한 팀에서 뛰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상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모양이 됐다. 새 출발을 앞둔 둘은 "꼭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자"며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닮은 듯 다른 둘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에는 둘 다 자존심이 셌다고 한다.

장재석은 김민욱(KT)에 이은 고교랭킹 2위 센터로 주목받았고, KBL·NBA캠프 MVP 출신인 이대성은 화려한 기술과 운동능력을 겸비한 장신 가드였다.

그래도 '첫 눈에 이 친구와는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대성은 "사람들이 재석이를 독특하게 생각했다. 4차원이라고 했지만 나는 달랐다. 알아갈수록 어려서부터 프로의 마음가짐이었던 게 재석이"라고 했다.

장재석은 몸에 해롭다며 라면이나 패스트푸드는 입에 대지 않고, 건강식 도시락을 따로 챙겨먹었다.

이대성은 "남들 다 라면 먹는데 혼자 몸 관리한다고 연어를 먹더라. 괜히 유난 떤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관리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재석이가 농구는 별로였지만 어려서부터 자기관리가 철저했다"고 기억했다.

장재석은 "대성이는 농구를 잘했다. 신체 능력이 정말 좋았다. 테리코 화이트(전 SK)처럼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서 덩크슛도 했다. 다듬으면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옆에서 '너는 미국프로농구(NBA)에 갈 수 있어'라고 바람을 넣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이 때문일까. 이대성은 대학 재학 중에 돌연 미국에 진출했다. 포지션 특성상 센터였던 장재석이 꾸준히 코트를 밟은 반면 이대성은 기회를 충분히 받지 못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장재석은 2012년 전체 1순위로 부산 KT의 부름을 받았다. 브리검영대를 거친 이대성은 장재석보다 1년 늦은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장재석이 무난한 단계를 밟았다면 이대성은 스스로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성격처럼 다른 모습이다.

▲"미국에서 실패하면 통닭집 차려주겠다던 재석이"

이대성의 미국 도전은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대학 무대에서 자리 잡지 못한 선수가 통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이대성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었다. (방)성윤이 형이나 (최)진수 형처럼 스카우트 개념으로 간 게 아니었기 때문에 미래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그때 재석이가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오면 통닭집을 차려주겠다'며 응원해줬다. 고마웠다. 그래서 나는 '너의 등번호를 달고 뛰겠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장재석 역시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진출을 고민한 시절이 있었지만 금방 접었다.

"크리스 웨버를 보면서 NBA 꿈을 키웠다. 그런데 유니버시아드대회 미국전에서 상대 센터와 몇 번 부딪힌 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이대성은 현대모비스에서 자리 잡은 이후인 2017년에도 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 도전했다. 약 2개월의 짧은 도전이었지만 자신의 등번호(24번) 대신 장재석의 31번을 달았다.

장재석은 "대성이의 경기 기록을 챙겨봤다. 원래 슛 성공률이 좋은 친구인데 내 등번호로 바꾼 이후에 슛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웃었다.

▲"대성아, 오리온의 영웅이 돼서 고양 팬들 함성 이끌어줘"

현대모비스와 오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각각 8위, 10위에 머물렀다.

둘의 합류가 전력 보강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대성은 폭발력이 강하고,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앞선 수비능력도 탁월하다.

장재석은 화려하지 않지만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강점을 갖는다. 지난 시즌 평균 18분51초밖에 뛰지 않았지만 8점 4.7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데뷔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오리온은 단숨에 정상급 가드를 영입하며 국가대표 라인업을 완성했다. 허일영, 최진수, 이승현 등 전현 국가대표 포워드가 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강을준 감독의 지략까지 보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대성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만 기대가 크다. 웃으면서 밝은 에너지가 나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그동안 운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몸담은 팀에서 우승을 많이 해봤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장재석은 "넌 부상이 많다. 우선 부상 없이 54경기를 다 뛰었으면 한다"며 "4쿼터 승부처에 해결사가 돼서 오리온의 영웅이 됐으면 좋겠다. 나는 떠났지만 고양 팬들의 함성을 이끌었으면 한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베테랑 함지훈과 이종현에 장재석까지 가세해 막강 골밑 라인업을 구축했다. FA로 김민구, 기승호, 이현민도 합류했다.

장재석은 "2015~2016시즌 오리온에서 우승할 때, (문)태종이 형, (김)동욱이 형, (허)일영이 형처럼 좋은 포워드들과 뛰면서 기회가 많이 생겼다"며 "(전)준범이, (김)국찬이와 같이 뛰면 기회가 많이 날 것 같다. 존경하던 (함)지훈이 형에게도 많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대성은 "재석이는 착하고, 눈치를 많이 본다. 새로운 환경에서 기에 눌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며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다른 선수가 나보다 잘하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재석이는 나보다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많은 돈을 받고 새 옷을 입는 만큼 목표는 둘 다 우승이다. 챔피언결정전 대결을 기대할 수 있다. 장재석은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순간에 나와 대성이가 뛰고 있다면 멋지게 대성이의 공격을 막아서 이기고 싶다"며 웃었다. 이대성은 "기분이 참 묘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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